냐옹

by hari

무용 공연 끝나고 집 가는 길

마지막 담배를 태우다가 진짜 끊어야지 싶었다 속이 울렁거렸다

바라는 것도 불평인 것도 비극적인 것도 현재 속에서 내가 현재라고 말해버린 순간 지나가버린 이 현재라는 모호한 것 속에서 그냥 지금같았으면 좋겠다는 안정적인 마음 먹어본다

mob이라는 공연을 너무 인상깊게 봐서 오늘 대학로에서 또 보았는데 역시 처음이 제일 좋긴 하더라

무용 공연을 볼때 나는 너무 많이 긴장하고 본다 누구에게 나를 감추듯 숨어서 보는 기분이다

그리고 너무 많이 알아버리면 드라마틱한 감동도 수그러진다

처음보다는 드라마틱한 감동은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무용이다

가끔 길가다가 무용과 돕바를 봐도 흠칫 거린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내가 붓으로 옮기기에는 그들의 움직이는 너무 빠르고 섬세하고 예민하다

그래서 가끔은 그들을 앞에 두고 큰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한다 눈치 안 보고 무한적인 시간 속에서 말이다

공연이 끝나고 누군가에게 쫓기듯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아는 사람이라도 볼까봐

마음이 조금 씁쓸하지만 공연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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