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8.18.18.18

by hari

- 사진은 어제 친구와 찍었던 것. 잘못 인쇄되어 백지 영수증이 나왔다. 우리는 이걸 우리의 인생이라고 했고 검정색이나 칙칙한 색이 아닌 흰 색인 걸 감사하자고 했다. 채워나가야 하고 지워야 할 것은 나의 몫.



18일에 일은 일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어떠한 사소한 일이 있으면 그 일에 대하여 여러 갈래의 줄기를 예측했다. 대부분 최악의 상황까지 다 예측한 뒤 불안해하곤 했다.

마음속으로 참아냈고 참으면 언젠간 괜찮아지리라 얕은 믿음을 가지고 살았다. 나에게 언제나 현재라는 것은 무거웠다.

그러다 터진 게 우울증. 벗어나고 나니 별 것 아니더라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년도에는 나는 현재에 집중하고자 했다. 똑같은 일상을 똑같이 살아가며 다르게 느끼고 감사하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그게 나에게 있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여겼다. 현재라는 무게감을 느껴보기.


일은 항상 그렇듯 터지고, 이번에도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일이 갑자기 터졌다.

다 말은 못하지만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많이 아팠지만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아플까봐 그게 제일 아팠던 것 같다.


아주 커다란 걸 잃어보니 내가 가진 게 너무나도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저 사소한 거지만 내 옷장에는 옷이 너무나 많았고 나는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육평 남짓 월세에서 살고 그곳을 예쁘게 꾸미고 나는 항상 작업을 할 수 있고 학교에 다니고 맛있는 밥을 먹고 좋은 친구를 두고 핸드폰을 할 수 있고 언제든 영화를 볼 수 있고.. 뭐 그런 것들. 얻어진 것에 소홀했고 얻을것만 바라보았지.

깨달음 뒤에는 그저 평소와 같이 행동하면 될 것을. 진득하게 살아버리자.

받은 것을 어떻게 사용할 지는 내 소관이고 있음을 믿지 않고 불행해지는 것은 스스로 행하는 짓이다.

억지로 강해지려는 미련은 버리고 그저 굳건하게 단단하게 현실을 살아가면 그만일 것을.

아버지께서는 말씀하셨다.



"돈을 너무 벌고 싶어 어릴 적 부터 이것저것 해왔지만 사람에게는 특색이라는 게 필요하다. 나는 이것저것 자격증도 많고 많은 것을 해왔지만 그 특색이라는 게 부족하다.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게 사업이지만 막상 해보니 그것도 유행에 그치지 않고 사람에게는 특색이 필요하다. 너와 성열이에게는 특색이 있으니 너희 둘은 잘 살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나는 있는 듯 없는 듯 잘 살고싶다. 너도 있는 듯 없는 듯 살아라. "


나는 뽐내며 살고 싶었고 누구보다 잘나고 싶었다. 그게 내 나르시시즘이다. 사람이 잘 사는 법은 자신의 본성을 깨달은 뒤 그것에 충실하는 것. 내 본성은 어찌보면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주어야 하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혼자가 되어야 한다.

그 방식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이제는 전력을 다하여 지금이라는 시간을 살고 싶다. 고민하고 슬퍼하는 대신 그저 전력질주를 하다가, 가끔은 산책도 하고, 가끔은 휴식도 하면서 내 주변을 바라보며 그저 그렇게 살 것이다.


오늘도 다들 좋은 하루 되시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