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조

by hari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새로운 것을 그릴 필요도 없다. 그저 나다우면 된다.



그림은 관조 라는 작품입니다.

2017년 9월달부터 약 세 달 동안 작업한 작품인데, 이 시기에 저는 아픈 과거에 얽매여 있었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상황에서도, 현재를 즐겨야 할 상황에서도 과거의 상처와 아픔이 저를 가로막았고 '앞으로는 과거의 나 처럼 이러지 말아야할텐데' 라는 강박을 지니고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과거의 아픔은 과거일 뿐이고 그것이 발 디딤판이 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아픈 것은 그저 아픈 것 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지요. 내가 살고 있는 건 '현재'라는 시간 속인데요.

현재에 충실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망각이라는 방식 대신에 과거를 직면하고 그저 바라보고만 싶었어요.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요.

작업을 할 때, 과거를 떠올렸어요. 내 과거는 어떠한 모습일지요. 마음 속에서 이미지를 그렸고 아픈 감정들을 느끼곤 하며 작업을 했어요. 의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날카로운 형상이 나타났고 습관적으로 파란색을 배경으로 넣었습니다. 제가 가장 아팠을 때 가장 많이 썼던 색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정말 많은 애착을 지닌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업을 하며 많은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 저 자신에게 말이에요.

아직도 많이 아픕니다. 하지만 그만큼 덤덤해지기도 한 것 같네요. 그저 제가 해야할 일은 지금 듣는 음악에 집중하고 지금 쓰는 글에 집중하고 지금의 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느끼는 것. 그것인 것 같네요.

만화는 <연애학>이라는 만화입니다. 웹툰을 전혀 보지 않다가 <미래의 시간>이라는 웹툰을 본 뒤 웹툰을 보는 취미를 지니게 되었어요(ㅋㅋ). 살아가는 데 있어서 좋은 내용을 많이 얻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거든요(?) ㅎㅎ

많은 것을 잃었지만 중요한 것은 제게 남겨져 있는 것들과 저 자신. 남들의 시선에 짓이겨져 나 자신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그것인 것 같아요.

뻔한 이야기로 인생에 정답이 없다고들 하잖아요. 어차피 틀리건 다르건 그것은 제 인생이니 당당하게 주장하며 살려고요. 저를 위해서요.


좋은 밤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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