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찬 작가

당신이 우리로 스며든다면

by hari

“우리는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 같지만, 우리는 일상적으로 수많은 통념을 매체를 통해 노출되어 있고, 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중략)... 그림은 나에게 결과가 아닌 내 시선과 생각들의 일련의 과정이다.” - 신종찬 작가노트 中




‘물음’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이는 물음을 생략한 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을 보내고 어떤 이는 물음 앞에서 대답을 원하며 그것에 대한 탐구를 실행한다. 후자는 그 탐구가 끝이 나기 전까지 물음 앞에 서 있을 것이고 만약 그 물음에 대한 근접한 대답을 찾았다 하더라도 물음이라는 것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신종찬 작가는 후자에 가깝다. 그는 물음을 던지며 여러 시도를 한다.
회화의 기법과 재료에는 ‘선, 색, 색면, 2차원성(평면성), 캔버스, 붓, 물감’등이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회화의 평면성이다.
마네는 <올랭피아> 와 <풀밭 위의 점심>에서 처음으로 평면성을 시도하였던 사람이다. 그는 캔버스 위에 3차원적인 일루전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으로 2차원성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그의 시도는 모더니즘의 시작이 되었다. 신종찬 작가는 이 개념을 자신의 화폭에 옮긴 시도를 하였다.
그의 이러한 작업은 캔버스 위에 과연 환상을 만들어야 하나, 라는 물음부터 시작하였다. 그는 자신이 입시미술 때 해왔던 원근법을 가지고 만드는 일루전을 화폭에 옮겨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캔버스 위의 어떠한 환상을 없애고 평면적으로 작업을 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였다. 그 노력은 그가 아사 천 위에 아크릴로 그린 작품 속에 담겨 있다.
그 작품은 단순한 수평과 수직선으로 이루어져 있고 거리감이 생략되어 있으며 마치 레고인형의 선을 보는 듯한 경직된 선이 사용되었다. 또한 작품의 색 선정 또한 실생활에서 보이는 색 그대로가 아닌 자신의 색을 입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관람자에 여러 질문을 하는 시도를 한다. 그는 자신의 작품 이미지를 통하여 관객들에게 어떠한 느낌을 지니는 지에 대한 물음을 한다. 관객은 여러 대답을 할 것이고 그 대답 중 옳은 ‘단 한 가지’는 없다. 즉 그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해석할 만한 여지를 남기고 질문을 하며 그 질문에 대한 대답에 대한 길을 제시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질문에 대한 방향성만을 열어둔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그 방향성을 따르며 제각기 다른 길을 찾아 갈 것이고 제각기 다른 개성의 다른 해석들을 내놓을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부류가 있다. 누군가는 어떠한 결과를 위하여 과정을 배제한 채 결말만을 기다리고 어떤 이는 그 과정 속에서 부단히 자기 자신을 찾아가며 자신의 인생의 방향성을 밟아간다. 인생의 방향성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는 ‘물음’이 빠질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신종찬 작가는 그림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에 대한 여러 시도를 하며 앞으로 다양한 물음을 제시하는 과정을 만들어내는 작가라 볼 수 있다.


사진, 글 - 박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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