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실

22

by hari

실없이 깔깔거릴 때가 있다.

나는 없는 실을 좋아했고

없는 실을 이미지화하여

내 앞의 사람에 입히곤 하였다.

그 사람은 실없는 사람이 되었고

우리는 같이 실이 없다며 웃곤 하였다 그리고 가끔은 핏기 없는 웃음이 되곤 하였다.

아주 가는 실이 뒤엉켜 혼란이었고

나는 혼란을 일직선의 실로 잇고 싶어 했지만

실없는 사람이 된 이는

뒤엉킨 채 다른 실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나는 그의 실을 품고 싶었지만

자꾸만 뒤엉켜 갔고

나의 일직선과는 괴리를 이루며

나는 그의 실을 잡고

그는 뿌리치고

나는 또다시 잡으며

그는 다시 뿌리치고

실이 사라지자

실없이 실실실 웃다가 웃다가 웃다가

어색한 립스틱 자국을 보다가

또다시 실없이 실실실

찾곤 하였다.

실없는 웃음이 나오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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