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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가기 3일 전에는 조금 긴장이 되기도 했었다. 몇 번 가본 그곳이지만 마치 미지 속으로 또다시 떠나는 것 마냥.
사람들에게 내가 프랑스에 간다고 말 한 기억이 별로 없는데,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프랑스에 가기 직전에도 지표들은 계속 보였고, 예전에 프랑스에서 전시했을 때의 큐레이터분에게 연락이 왔다. 프랑스에 가기 3일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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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완벽한 여행을 한 뒤 나는 한국에 왔다. 정말 군더더기 없이 완벽해서 그 순간들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했다.
그곳에서 분명히 사람들이 나를 불렀으리라 확신한다. 나는 사람들과 만나기 위하여 그곳에 갔고, 행복했다. 평화로웠고 고요했다. 자유로웠고 나 스스로 삶에 대하여 더 항복하고 더 많이 놓아주었으며 더 많이 편안해졌다. 더욱 자연스러운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삶이 나에게 선물해준 건 그것일까? 너무나도 감사하다.
그리고 밀라노에서 마지막 공항에서, 한 인도인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또다시 지표가 나에게 오고 있었다. 우연히 예찬 씨 에게 연락이 왔는데, 한국에 입국하는 날짜가 같아서 그분을 공항에서 처음 만나 뵈었다. 그분은 인도 여행을 다녀온 직후였다.
나는 아직도 지표 여행 중이다. 지금은 ‘인도’라는 지표가 나를 이끈다. 그 지표를 졸졸 따라가면서 나는 계속해서 직감과 가슴을 믿는 중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완전한 행복과 평화로 이끈다.
친구에게 말했다. “그냥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직감을 따라가.”라고 말이다. 그 아이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나는 직감이 없어.”라고 말하자 그 말에 조금은 슬펐다.
우리의 안에는 직감이라는 것이 누구나에게 다 있는데, 그것을 발전시키고 더욱 자세히 듣다 보면 다들 행복한 길을 걸을 수 있는데 말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발을 느끼지 않고 다른 사람의 발을 보면서 살면 혼돈이 온다.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자신의 가슴을 믿고 서로를 도우며 나누었을 때에 비로소.
지표의 여행은 끝이 없을 것이라고 느껴진다. 인생은 어느 지점에서 끝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죽음이라는 문조차도 끝이 없다는 걸 말한다. 지구를 여행하는 영혼에게는 시작과 끝이 없다. 마치 우리에게 언제든 밝게 내비치는 태양의 사랑과 같이. 사랑은 잴 수도, 따질 수도 없다. 그것은 영원과 무한 그 자체이다.
자신의 발을 믿고, 우리라는 세계를 느끼며, 다 같이 자신의 지표와 길을 존중하며 걸어 나갔으면 한다. 그것이 서로를 돕고 사랑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 지금의 생은 오직 ‘지금’밖에 없다. 지금의 생을 사는 것은 단 한 번의 기회이다. 그것의 소중함을 알면 삶을 낭비하지 않아야 된다. 모든 존재는 소중하고, 그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았을 때가 바로 기회이다. 그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 당신을 구해줄 것은 먼 훗날이나 죽어서의 천국이나 당신이 떠나간 과거가 아니다. 오직 ‘지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