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6 토 일기
잡지 디자인을 참고하려 현대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다녀왔다.
도서관에는 없을 법한 비싸고 희귀한 책이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건 branD 시리즈
국내 서점에서 사려면 한 권에 3~4만 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전 시리즈를 보고 싶었는데 몇 권 밖에 없어서 아쉽기도 했지만
정말 특이한 배열과 표현 방법들이 많아 재밌었다.
내가 마음에 들었던 기법은 아날로그 느낌을 출판물에 부여하는 것
스캔이나 손그림 같은 느낌 그리고 종이 판형을 여러 개로 배치시켜서 변주를 주는 것.
스캐닝해서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참고가 됐다.
국내 아티스트들을 매 호의 주제로 선정해 발행하는 어피스오브가 나에게 더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잡지형태라기보다는 하나의 전시에 가까워서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브랜드? 브랜디? 가 나에게는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염두하고 보다 보니 인스타에 이런 작업도 보였다.
일단은 잡지의 내용을 브런치에서 완성하고 그다음 편집 디자인을 도전해보려고 한다.
북페어에 나갈 수 있을 만큼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본업 포트폴리오에 힘을 싣다 보니 잡지는 조금 느려지고 있다.
당연한 거지 내 몸은 하나니까.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너무 겁먹지 말자.
이전에 왔던 목련카페에 다시 왔다. 목련이 다 졌다. 고새 잎이 올라온다.
꽃을 보고 있다 보면 하루하루가 참 빠르고 가냘프다.
며칠 안 지난 거 같은데 벌써 졌다니. 어쩐지 백수 생활이 더 초조해지기도 한다.
집에는 심어두었던 상추모종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다 자라면 삼겹살 파티를 할 예정이다.
나를 닮은 마가렛과 처음 키워보는 드레스업라벤더 겹 페튜니아를 샀다.
뿌리파리가 보이는 것 같아 걱정이지만 꽃을 피워냈으면 좋겠다.
작년 사서 겨울을 보냈던 목수국도 빼꼼 연녹색 새잎을 보여줬다.
조금 올라올 때마다 “기특해!”라고 말해주며 위안을 얻는다. 꼭 내게 말해주는 것 같다.
긴 겨울과 봄을 이겨내며 그래도 싹을 틔우려 하는 수현 기특해!
목련이 가고 벚꽃의 시간이 왔다. 즐겨줘야지.
+ 덧붙임
쓰고 나니 내가 앉은자리 뒤편에 벚꽃이 보이는 창문을 발견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