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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관 Jun 13. 2020

아름다운 이름

Beautiful name


고대 이스라엘의 현자는 "아름다운 이름이 보배로운 기름보다 낫다"라고 인생을 논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고,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 내 이름이 불려지고 있습니다.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기도 하고, 미움과 경멸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어떤 이름을 듣거나 기억할 때 마음이 따뜻해져 행복해지기도 하고, 마음이 씁쓸하여 기분이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어떤 이름이 떠오르면 그의 선한 얼굴이 그리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연히라도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호주에 이민 와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 처음 정착해서 살았던 곳을 떠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업이나 자녀교육을 위해 다른 도시로 이주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곳에서의 본인에 대한 나쁜 소문 때문인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에 대한 소문이 나쁘게 나서 아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전에 살았던 곳의 사람들로 인하여 그 소문이 이사 온 곳에서 다시 돌기 시작합니다.

호주는 남한 땅의 77배나 되는 넓은 곳이지만 호주의 교민사회는 작은 마을과 같습니다. 일을 찾아 호주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한국인들을 만나다 보니 호주 교민사회는 옛날 한국의 한 작은 마을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으로 이사와 살던 사람 시드니 가서 그 사람 소문을 듣게 되었고,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으로 이사와 살던 또 다른 사람 4000km 떨어진 퍼스에 여행 갔다가 그 사람 스토리를 듣기도 하였습니다.

캔버라에서 브리즈번으로 이사 와서 살던 사람 다윈에서 아는 사람 만나 이전에 같이 살았던 이야기 듣고, 브리즈번에서 멜번으로 이사 간 사람 멜번에서 온 사람 통해 근황을 듣게 되었습니다.

또 출장차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에 와서 우리 집에 잠깐 머물렀던 사람 호바트에서 그 사람 지인을 만나 그 사람의 평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본인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누군가는 내 이름을 들을 때 아름다운 이름으로 때론 추한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공적인 이민자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름다운 이름을 갖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그 옛날 현자는 "아름다운 이름이 보배로운 기름보다 낫다"라고 했나 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마음이 순수하고 사람을 돈보다 백배는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진실하게 지켜가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을 순수하게 대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한없이 아름답지만, 무의식 중에라도 순수하지 못한 모습은 어느새 추하게 기억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속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느끼는 미묘한 느낌의 차이는 어찌할 수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사람을 진실하게 사랑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사람은 어느덧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려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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