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사유기 (4) 260330

by 김원빈

산으로 이사 온 뒤

느낀 의외의 장면은


산은 오히려 낮보다
밤에 더 선명하다는 것이다


낮에는 빛과 나무에 가려
흐릿하던 능선이
밤이 되면
어둠 위에 또렷해진다


빛이 사라진 뒤에야

여기까지가 나임을

자기 모양을 드러내는 것


넘어야 할 언덕이 아니라
버티고 서 있는 경계임을

비로소 깨닫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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