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일중이라도 방아쇠를 잡는 연습

01. 인턴 지원부터 최종 합격까지, 험난한 과정

by 아코

인턴을 구하려던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나는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 유학생이기에 슈퍼루키, 사람인 등 한국 취업 사이트보단 링크드인이랑 JobsDB라는 구직 플랫폼을 사용했는데 처음엔 어떤 직종을 찾아봐야 할지도 모를 만큼 막막했어서 그냥 무작정 인턴 (intern)이라고 검색한 뒤 뜨는 공고들을 살펴봤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선 마음에 드는 회사 (라기보단 사실 내가 이름을 들어본 회사에 가깝다)에 지원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전부 꼼꼼히 읽고 지원하다 보니 하나를 끝마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됐고, 나에겐 그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매사에 열심인 건 분명 좋은 자세다. 하지만 결과도 그만큼 중요하다. 오히려 신중하게 지원한 회사일수록, 탈락 통보를 받을 때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의욕도 점점 사라지고, 급기야는 '그래, 인턴 안 해도 상관없어' 라며 스스로 자기 합리화까지 했던 시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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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여름은 달랐다. 휴학을 하고 싶단 열망이 너무 컸던 나머지, '하면 좋고 안 하면 말고'의 정도를 훨씬 넘어서, '무조건 하고 만다'라는 생각이 내 온몸을 지배했다. 그래서 3학년 2학기가 끝나가던 4-5월 즈음엔, 시간이 생길 때마다 링크드인과 JobsDB를 들락날락거렸던 것 같다. 구직 플랫폼의 편리한 점은 이력서를 한 번 등록해 두면 템플릿으로 저장돼서 매번 새로 정보들을 기입할 필요 없이 손쉽게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 점을 활용해서 회사 이름, 위치, 상세한 JD는 읽어보지도 않은 채 그냥 말 그대로 난사하기 시작했다.


근데 정말 내가 별다른 관련 경험이 없다면, 첫 인턴은 Quantity > Quality가 맞는 것 같다. 일단 닥치는 대로 넣다 보면 누군가로부턴 연락이 오기 마련이다. 설령 이 회사가 난생처음 들어보는 데다가 '대체 왜 나를...?' 싶을 정도로 뜬금없는 곳이라 하더라도, 일단 누군가는 걸려든다. 정확히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나는 한 100여 개의 회사에 지원했는데 그중 5-6군데 정도에서 면접 제의를 받았던 것 같다. 한국 회사는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홍콩은 전화로 서류 합격을 알려주는 곳들도 꽤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이 때는 모르는 번호라도 일단 다 받았다.


이력서 (Resume) & 포트폴리오 (Portfolio)


지원당시 나한테는 딱히 이렇다 할 인턴 경력이 없었다. 대학교 1학년 여름 때 한 인턴은 지원한 직무들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연관성이 떨어졌고, 학기 중에 했던 파트타임 인턴은 마케팅 & 영업 포지션이라 직무 관련도는 있었지만 아주 작은 스타트업인 데다가 학교 수업의 일환이었기에 '근무'라기보단 '수강'에 가까운 경험이었다. 그나마 참여한 대외활동들이 많았어서 그거라도 위안 삼으며 있는 대로 다 적었다. 원래는 구글링 해서 다운받은 알록달록한 템플릿을 다운받아서 썼는데, 주변 얘기 들어보니 레주메는 깔끔할수록 좋다고 해서 그런 삐까뻔쩍 요소들은 빼고 내용에만 집중해서 작성했다. 이 과정은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음.


마케팅 쪽 인턴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라는 곳들이 많길래, 나 같은 경우는 여태껏 제작했던 소셜 미디어 콘텐츠들을 노션 페이지에 정리해서 링크를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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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거듭 말하겠지만, 나는 그다지 미적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다. 내가 다른 파워포인트나 영상, 웹사이트를 통해서 포폴을 제작하지 못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예쁘게 만들 자신이 없어서 ㅠㅠ. 대신, 나는 일을 진행할 때 체계적으로 세분화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문서 정리가 용이한 노션을 선택했다. 어느 면접 중엔 "왜 노션으로 만드셨죠?"라는 질문도 받은 적 있는데, 포폴 형식을 달리 명시하지 않았으면 정해진 정답은 없으니까 그냥 자기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걸 사용하면 될 듯!


면접 (Interview)


나는 개인적으로 면접을 좋아하는 편이다. 서류상의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면접관과의 대면 소통이 내 매력이나 자질을 더 어필하는데 도움이 된다. 근데 아마 이건 내가 잘 긴장을 하지 않는 성향이기 때문일지도? 사람 바이 사람일 듯.


1. 답변은 키워드 중심으로!

첫 면접을 준비할 땐 나도 예상 질문들을 추려서 일일이 다 답변을 작성하고 암기하려 했었다. 하지만 외운 건 확연히 티가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비교적 짧고 매번 반복되는 자기소개 정도만 외우고 (사실 외우려 했다기보단 저절로 외워졌다) 그 외에 질문들은 핵심 키워드와 예시 정도만 생각해 두는 편이다. 내가 이번 면접을 통해서 어필하고 싶은 이미지를 1-2개 정도 결정한 뒤 (이건 회사나 직무별로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니까 적합한 것으로 맞추는 게 좋다) 내가 어떻게 부합할 수 있을지 관련 경험을 생각해 보는 거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면 그냥 내가 해왔던 일들을 쭉 나열해 보고 공통점을 도출해 내는 것도 방법이다.


2. 외국어

이 부분은 한국이랑 좀 다르다고 느꼈는데, 외국 회사들은 언어 자격증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어차피 말해줘도 이게 뭔지, 몇 점부터 높은 점수라 치는 건지 잘 모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이러한 인증 시험에 얽매일 필요는 없고 초/중/고급 중에 하나로 알아서 기입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1) 중국에서 고등학교 재학 및 졸업 2) 현재 홍콩 거주 3) 마케팅 분야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져 언어 능력이 주요한 평가사항이었기에 면접 중 즉흥적으로 중국어 테스트를 받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전혀 예상 못 해서 정말 망했지만(?) 그 후부터는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미리 준비해 두었다. TSC (Test of Spoken Chinese) 교재를 많이 참고했음!


3. 질문은 미리미리

보통 면접 맨 끝자락에는 궁금한 점이 있는지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 마련인데, 일에 대한 열정과 의욕을 어필할 기회인 만큼 이때 물어볼 질문들을 미리 생각해 가기를 추천한다. 면접이 끝나면 기 빨려서 머릿속이 멍... 해질 테니 본인이 임기응변이 뛰어나지 않다면 사전 준비를 더더욱 권해드린다. 단, 회사 홈페이지나 구글에 검색해서 나오는 질문들은 피하자. 그 정도 간단한 리서치도 안 한 지원자 취급받을 순 없으니깐. 나는 주로 내가 속하게 될 팀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규모나 분위기 등) 사실 아마 면접관들도 내가 예의상 하는 질문이란 걸 알고 계시기 때문에 너무 엉뚱하고 무례한 질문만 안 하면 될 듯. 그리고 면접 후에는 땡큐 이메일 전송하는 것까지... 솔직히 차이가 있나 싶긴 하지만 그건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니 일단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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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 여기까지만 읽으면 "혹시 너 뭐 돼?" 싶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 기본적인 것들도 처음에 몰랐기 때문에 실수를 많이 했다. 최소한 다들 나 같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며 나도 수없이 광탈의 시기를 겪고 있으니 참고정도만 해주길 바란다.


다음 글부턴 본격적인 인턴 일지가 시작될 예정. 후딱후딱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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