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람

by 류이한

꽤 오랜 기간 글을 쓰지 않았다. 보통 생각이나 감정의 응어리보다 귀찮음이 클 때 글을 쓰지 않는데, 아마 요 반 년 간은 특별한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는 계기는 늘 비슷하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해결되지 않을 때, 감정의 돌파구가 없을 때. 요즘의 내 상태는 두 가지가 섞여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그럴 때가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손가락질 하는 것 같은 때. 숨만 쉬어도 모두가 나를 비난하는 것 같을 때. 모든 것이 꼬이고 엉켜서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질 때. 억울함과 우울함이 뒤섞여 재채기에도 눈물이 날 때.

지난 주부터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상담사는 첫 상담 때 이번 상담으로 인해 무엇을 얻어가고 싶냐고 했다. 나는 나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말했고, 상담사는 자신의 무엇이 알고 싶냐고 물었다. 가치관, 성향.. 그런 것들요. 하고 대답했더니 상담사는 웃으면서 "왜요, 자기가 되게 이상한 가치관을 갖고 있나 싶어요?"라고 되물었다. 나는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상한 가치관, 이상한 성향, 이상한 사람. 나는 언제부터 그런 사람이 되었을까. 꽤 예전부터 나는 스스로를 사회에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모습이 사회에서 '정상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져서, 존재에 통증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났음에도 나는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한때는 여성으로서 남성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판에 박힌 모습을 꿈꾸던 때도 있었다. 그렇기에 나의 몸에 혼란을 느끼고, 여성에게 끌리고, 동시에 여러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나 자신의 모습에 더 큰 괴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성장할수록, 나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나는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가까운 사람이 보이는 표정, 무심코 던지는 말이 너무 큰 상처가 됐다. 잠시 평범한 척 가면을 쓰고 사람들과 어울리다가도 뒤돌아서면 이해 받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외로움과 고립감이 더욱 커졌다. 해소되지 않은 생각과 감정이 머릿속을 어지럽힐 때면 SNS에 쏟아냈다. 나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보내주는 작은 반응이 이상하게도 위로가 됐다.


여전히 답을 모르겠다. 이 이상한 생각이, 감정이 언제쯤 사라질지. 언제쯤이면 본질에 대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이상한 사람을 벗어날 수 없다면 스스로가 이상해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이 답이 없는 미로에서 언제쯤 헤어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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