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은
10월 29일 수요일. 25살이 되었습니다. 남은 20대의 절반을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였습니다. 그 고민의 해답은 대한 해답은 내가 좋아하는 여행으로 나의 20대 후반전을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하여 현재 이 글은 인천공항에서 하노이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적어봅니다.
먼저 8주 동안 저와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스스로 작가라고 말하기에도 너무 부끄러운 글쓰기 실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래서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할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몇 명이나 내 글을 읽겠어, 내 친구들이나 지인들 정도만 읽겠지."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매주 저의 글을 읽어주셨고, 좋아요도 눌러주셔서 글을 쓰는 것이 재미있었고, 그녀와의 있었던 시간과 감정에 대해서도 잘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제가 M이라고 칭했던 그녀의 근황을 말씀드리면, 최근에 어떤 남자와 도쿄를 여행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그녀가 그 남자분의 얼굴이나 프로필을 태그 하지는 않았지만, 저와 그녀를 아는 지인들이 모두 그녀가 올린 사진을 보고 제게 연락이 왔습니다.
"M 남자친구 생긴 거 아니야? 그럼 너랑 M은 이제 정말 끝이야?
네, 이제는 정말 그녀와는 온전히 끝난 것 같습니다. 사실 제 생일에도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 인스타그램 사진은 제가 보지 못하도록 스토리 차단을 하여 올린 것을 보니, 제가 도쿄 여행을 갔다는 사실에 대해서 모르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왜 제가 볼 수 없도록 스토리를 올렸을까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남아있습니다. 저를 옵션으로 두고자 숨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더라도 그녀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보내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녀와의 있었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저를 보면서 영화 '비포 선셋'의 남자 주인공 제시(에단 호크)가 생각이 났습니다. '비포 선라이즈' 영화에서 제시는 유럽여행 중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 하룻밤이지만, 인상 깊은 시간을 보낸 셀린(줄리 델피)에 대하여 책을 쓰고 결국 그 책으로 유명 작가가 되어 셀린과 재회하게 됩니다.
제가 그녀와 재회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제시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셀린을 기억하고자 글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더 이상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이 글을 쓰는 8주 동안 그녀와 있었던 일과 그녀의 삶의 태도 그리고 그녀가 저에게 했던 말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이 여름은 그녀를 알아가는 시간 동안 제 스스로를 더 많이 알게 되었던 여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사랑에 눈이 먼 제 모습과 진심으로 한 사람을 알아가고자 하는 제 모습이 저도 낯설었고, 나에게 이러한 모습이 있다는 것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이 사랑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말씀하신 이유가 이러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을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더 성숙하고 진중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글을 적다 보니 비행기 탈 시간이 가까워졌습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제 첫 브런치북인 '그 해 여름은'을 마무리합니다. 다음 브런치북은 여행기로 연재하고자 하니 관심 가져주시고, 제가 잘 여행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남은 연말 잘 보내세요.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 인천공항 2 터미널 마티나골드 라운지에서
P.S 그녀에게
우리가 보냈던 짧지만, 강렬했던 이 여름을 난 잊지 못할거야. 내 인생에 나타나줘서 진심으로 고마웠고, 너와 함께 보낸 모든 시간들은 정말 행복했어, 앞으로 더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이 여행을 즐길 거야. 그리고 네가 아닌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는 다른 사람을 만나 또 최선을 다할 거야. 이 글을 쓰는 것을 너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혹시나 보게 된다면, 내가 널 얼마나 진심으로 생각했는지 알아주길 바라. 늘 건강하고 너의 브랜드를 만드는 그 꿈을 꼭 이루고 내가 좋아했던 너의 그 예쁜 웃음을 짓는 날이 많기를 멀리서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