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일을 하면서 느껴버린점들
퍼블리셔로 수많은 페이지를 퍼블리싱하면서 실수로 GA의 알파벳 하나를 빼먹었던 죄책감에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최신 트렌드를 따르고자 위코드 부트캠프에 3개월 동안 참여하며 협업과 실무를 배우기 위해 700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 경험은 현재 닥프렌즈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최근 팀장님과 몇몇 경영진이 바뀌면서 회사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개발의 붐과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2-3년이 지난 후, 우리 회사는 경영자가 지시하는 방향에 맞춰 일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만들라면 만드는 회사’라는 것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가? 내가 현재의 개발 실력에 만족해야 할까? 라는 의문이 들 즈음, 팀장님이 개인 사정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새 팀장님은 팀 전체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납득
10명의 팀원이 모두 납득할만한 목적을 가지고 하나의 경주마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팀장님의 목표였습니다.
우리는 8년 동안 축적된 플랫폼과 1년이 채 되지 않은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에 진행한 플랫폼의 방향성이 납득되지 않아 초기 검증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 백엔드 개발자, 프론트 개발자, 기획자 할 것 없이 모두 검증 인터뷰에 뛰어들었습니다.
틀림
저는 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린 고객 검증》이라는 책과 팀장의 인터뷰 방식을 참고하여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전화, 줌, 오프라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우리가 몇 개월 동안 만들었던 플랫폼과 실제 시장의 방향성은 ‘틀림’으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인터뷰 범위를 넓혀 공통적인 어려움을 찾아내고자 했습니다.
발견
총 50개의 인터뷰 중 30개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아냈습니다. 이를 포스트잇으로 정리해 가설을 세우고 축소하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맡은 업무와 상관없이 모든 팀원이 논의하고 토론하며 납득할 수 있는 가설을 대표님에게 보고했습니다.
처음엔 ‘마이루틴’의 옥민송 대표와 ‘모요’의 안동건 대표의 인터뷰를 보고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용자의 니즈를 찾아내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개발이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설득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설득이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이 과정 중에 있으며, 다른 업무의 디벨롭 과정에서 실험을 진행하자는 설득은 매우 어렵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주어진 일이 납득되지 않으면 그 업무의 효율성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들어 내가 나를 설득하는 데도 몇 개월이 걸렸는데, 다른 사람이나 사용자를 설득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하게 됩니다. 프론트를 개발하면서도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개발해왔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퍼블리싱 업무도, 프론트 업무도 그저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 위해 급급했지, 목적을 가지고 개발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과도기에 팀장의 역할로 모든 팀원의 의견이 하나로 단축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개발 업무에 대한 생각도 바뀌고 있습니다.
태도
예전에는 시간이 비면 뭐라도 해야 한다는 태도였지만, 지금은 근거를 통한 납득과 설득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개발자는 그 부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Velog나 여러 개발 블로그에 하루에 수많은 글이 올라오고, 인프런에서도 수많은 개발자들이 와서 강의하고 서로의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개발자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납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까? 사용자의 니즈를 최대한 편하게 해결할 수 있게 개발하고 있습니까? 요즘 이러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세상에는 천재들이 많습니다. 개발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 좋아서 개발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개발만 하고 싶은 개발자는 뛰어난 스킬을 가지고 여러 회사에서 원하는 스펙을 갖추어 좋은 회사에 갈 수 있겠지만,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애정을 가지고 개발하는 사람은 사람들이 무엇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기술을 습득해 제품을 더 편리하게 만들려는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 때문에 제품 자체에 애정이 생기고 근거 있는 개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팀이 제품을 개발할 때 시각과 의견이 모두 다르다면 그저 잡다한 제품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팀이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사용자의 니즈를 끝까지 고민한다면 언젠가는 나도 내 이름 앞에 내가 만든 제품의 이름이 붙게 될 것입니다.
매번 다른 의견이 아닌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개발하기를, 내가 나에게 부탁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