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무렵의 제주도행
2021.1.5
내 스물은 무너졌다. 학교를 가지 못했고 여행조차 가지 못했다. 사막의 낙타는 밤동안 줄에 묶여있다가 아침에 풀어줘도 움직이지 못한다. 나 역시도 나를 감싸고 있던 울타리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멀뚱멀뚱 가만히 있었다.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다시 수험 생활을 했다. 완전히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다. 다시 재도전을 고민했지만 더이상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에는 내 청춘이 아까웠다.
나는 최선을 다했어. 길었던 수험생활을 뒤로하고, 이제는 어디든 가는거야.
그렇게 어디든 떠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제주도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