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무해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사람이 되고는 한다. 나를 더러 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웃기고 재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실 웃기고 싶지도 않고 재밌고 싶지도 않지만, 왜인지 이런 농담이라도 던지지 않으면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할 것 같고, 내 상처를 보여주지 않으면 이 사람이 마음의 문을 계속해서 꽁꽁 닫고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나는 타인에게 다가가기 위한 자조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다짐한다. 내 스스로가 본래 이런 하찮은 사람이 아니기에 이렇게 우스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정말 바보인 사람에게 바보라고 하면 큰 일이 나는 것처럼, 난 진짜로 하찮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내 스스로 하찮아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수백번 다짐한다. 그런 다짐이라도 하지 않으면 왜인지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자주 우스워지고 웃긴 사람이 된다.
언젠가 사회학 수업을 듣다가 교수님이 넘어질 뻔한 적이 있었다. “아이고 맙소사!”. 교수님은 너무 깜짝 놀란 나머지 ‘맙소사’라는 단어를 뱉었다. 구어체로 ‘맙소사’라는 단어를 들은 것은 참으로 오랜만인 일이었다. 맙소사… 맙소사…. 그 조용하고 간결한 단어 세글자가 계속해서 머릿 속에 맴돈 나머지 맨 앞에 앉았던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어 푸흡- 하고 웃어버렸다. 교수님은 나를 보며 “학생. 너무 크게 웃는거 아닌가?” 라고 말했다. 죄송했지만 다시 돌아가도 웃음을 참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교수님은 미소를 머금고 다시 말씀을 이어가기 시작하셨다. “물론 내 넘어짐으로 인해 여러분이 웃을 수 있다면 100번이고 넘어질 수 있다지만 .. 그랬다면 제 몸이 남아나지 않을터이니 한 번으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수업을 너무 지루해해서 일부러 웃기려고 넘어진거예요. “
그 말을 듣고 교수님 마음의 깊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학생들을 웃길 수 있다면야 언제든 넘어질 수 있다고 하는 마음.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사람이 됨으로써 남은 웃음들은 추억 속에 길이 길이 남는다. 그래,
그렇게 남을 수만 있다면야. 나는 웃기는 일을 멈추지 않으련다.
*네이버 블로그 : ‘낭만의 역할 ‘에서 매달 저의 칼럼들을 모은 월간여름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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