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상대적이라서 불안해지는 밤이 있다.

등수는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

by 이여름

세상이 상대적이라서 불안해지는 밤이 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별처럼 많은 세상에 내 미약한 재능으로 불을 밝혀봤자, 더 큰 빛에 가려서 내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를 것 같은 마음. 어쩐지 내 삶도 어쩐지 어중이 떠중이처럼, 늘 누군가의 그늘 밑에 있게될 것만 같다는 불안감.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최고가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삶을 바라지만 내 삶은 늘 햇살도 못 견디는 옅은 그늘 밑.

내가 내 삶을 이겨내고 살아가야한다는 사실이 못내 두려워질 때가 많다. 나의 지금 모습을 인정하고 내 삶을 인정하는게 지독하게 싫어질 때가 많다. 그렇다고해서 나와 내 삶에 애정이 없는 것도 아닌데. 내가 좀 더 눈 부신 사람이 되면 양손에 쥘 수 있는 것이 더 커질 것 같은 욕심에, 잠 들지못하고 불안해지는 밤이 계속된다.

삶에 왜 이토록 열중할 수 없는 걸까.

내 삶은 왜 이렇게 흘러갈까. 내가 진짜 바라는 삶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할지도 모르겠는데 바다에 풍덩 빠진 것처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어떤 섬이나 대륙도 아닌 배에 건져져 표류하듯 여기저기 꿈꾸고 도달하며 살게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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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왜 절대적인 지침이 없는걸까. 사람들은 왜 절대적인 길이 있다고 믿고싶어하는걸까. 우리는 왜 상대적인 평가 속에서 자기비하에 빠지고 마는 걸까.


시소에 대해서 생각한다. 상대방이 내려오지 않으면 영영 올라갈 수 없는 시소. 반대로 내가 내려와버리면 상대방도 오를 수 없는 시소. 그러나 나는 혼자 시소를 탈 때에도 즐거웠다. 홀로 발을 박차고, 그냥 뛰어오르곤 했다.

살다보면 홀로 발을 박차지 않아도 서로 띄워주며 즐거워하는 상대를 만나기도 한다. 살면서 어떤 사람들과 겨루고 마주할지 모르고 겨룬 사람들과 어떤 관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있다는 건 그사람에게 이끌려 더 높은 곳으로 성장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뜻도 된다.

삶은 공동체다. 상대적인 세상 속에서 해답을 구하다보면 알게 된다.내 삶은 내가 홀로 버텨내야해서, 너무나도 버겁지만. 그래도 꿈은 다같이 꿀 수 있고, 누군가를 도와주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꼭 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으니 등수에서 벗어난 무언가를 꿈꾸면 좋겠다. 등수는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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