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담 Nov 18. 2023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것은

시지프와 바위 그리고, 우리

그의 운명은 그의 것이다
그의 바위는 그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조리한 인간이
자신의 고통을 응시할 때
모든 우상은 침묵한다
- 책 시지프 신화 中 


때로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고

목표를 잃어버리고, 사람에 실망하고, 사랑에 실패하며 모든 것의 의미가 퇴색될 때가 있다.


목표가 있을 때는 그 목표가 나의 하루의 의미가 되었고,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그토록 원하는 그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연애를 시작하면 좋아하는 사람이 삶의 의미가 되거나 그 사람을 위해 살지는 못한다고는 해도 그 사람을 통해서 나를 발견하는 삶이 될 때가 있다.


하지만, 그토록 원하던 목표를 이루는 것에 실패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달렸음에도 손에 넣지 못했을 때

삶의 의미라고 생각했던 이와 이별을 했을 때 우리는 종종 삶의 의미를 잃었다고 말한다.


의미가 없는 삶에서 살아가야할 이유를 찾는다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괴로운 일이다.

어디 있을지도 모르는 바늘을 찾아 그 뜨거운 열기를 견디며 걸어가야하기 때문이다.


시지프 신화 속 시지프스는 교활한 행동으로 신들을 기만하였고, 그 죄로 정상에 올리면 아래로 다시 떨어지는 바위를 정상으로 반복해서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는다.



그에게 있어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세상이란 가치가 없고, 부조리한 것들로 가득 찬 세상이지만,

그는 계속해서 바위를 꼭대기로 올리고 다시 떨어진 바위를 밀며 정상으로 향한다.


그는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반항한다.


"순응과 반항"


전혀 다른 두 단어지만, 결국은 나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시지프스는 부조리함과 고통의 반복으로 가득 찬 자신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한편(순종), 자신을 힘들게 하고 포기하게 만들려는 신들의 계획과 세계의 부조리함에 반항한다.


나 또한 때로는 나를 쓰러지게 하려는, 죽고 싶게 만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과 부조리함에 반항함으로써 주어진 삶이 의미가 없을지라도 그 운명에 순응하며 자신의 길, 자신이 옳다고 믿는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고 느껴지더라도 한 발자국 나아가고자 한다.


인간이란 죽는 것이다.
그러나 반항하면서 죽어야겠다
- 알베르 카뮈 -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가장 우울하고 모순적인 나라에 살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