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큐레 Aug 16. 2020

사주 명리학과 MBTI의 비슷한 점(뇌피셜 주의)

  *이 게시물은 지극히 개인적인 흥미에 의해 작성한 것으로 과장과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설픈 철학가의 최후는 어떤 현상도 있든 그대로 가만히 바라보지 못하고 자기가 아는 영역으로 끌고 와 분해해버리고 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래도 비교적 객관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있는 몇몇 도구를 이용해  빠른 시간 내에 어떤 원리나 이치를 파악하고 이를 적용해 살아가고자 한다.



  사주 명리학의 경우에는 2000년 전 춘추전국시대 중국에서 발생했다. MBTI의 경우에는 2차 세계대전 중 마이어 & 브릭스 모녀에 의해 태어났다. 두 가지 모두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아래서 태어나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통점 1.단순성
음양오행




  사주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음/양이라고 부르는 논리로부터 시작했다. 빛과 어둠, 낯과 밤, 남자와 여자, 죽음과 삶, 태양과 달처럼 대극 되는 것들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파악하려고 했다.




  이후 동양철학의 기본이 되는 '음과 양'을 바탕으로 '오행'이라는 각론이 붙게 된다. 세상을 한 가지로 만 해석하려는 시도는 너무 단순하고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초의 철학자라는'탈레스가 주장한 세상은 '물로 이루어졌다.'라는 주장은 그 단순성으로 금방 사라지고 말았지만, 나무-불-흙-쇠-물이라는 다양한 구성요소가 포함된 오행의 경우 음양에 더해 사주 명리학을 이루는 기초가 되며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두루 사용되고 있다.



  각각의 엘리멘탈들은 목->화->토->금-수의 순서로 '상생'이 이루어지며,  상극도 존재한다. 불은 금의 상극인데, 왜냐하면 불이 금을 녹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의 수가 엄청 많을 뿐이지 그 원리, 아이디어는 단순한 편이고 단순할수록 쉽게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오행의 아이디어는 세련화되어 사계절을 추가하고, 사주 명리학에 사용되면서 현대 상담의 영역에까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MBTI

  MBTI는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에 기반을 둔 심리검사다. 정신분석학은 1차 세계대전 이후, 2차 세계대전 이전 사이에 프로이트와 융, 아들러 등에 의해 연구되었던 심리학에 속하는 학문으로 MBTI는 융의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MBTI는 외향(E) - 내향(I), 직관(N) - 감각(S), 감정(F) - 사고(T), 판단(J) - 인식(P)이라는 각각 대극 되는 지표를 통해 개인의 심리를 파악한다.  각각 에너지의 방향(내향과 외향) - 인식 기능(세상을 받아들이는 기능) - 판단 기능(받아들인 것은 판단하는 기준) - 생활양식(조직성을 선호하는지 / 유연성을 추구하는지)에 배치되어 ISTJ, INTJ와 같은 16가지 유형을 바탕으로 각 조합마다 가질 수 있는 특징, 선호 경향 등을 나타낸다.



  이런 대극적인 구분은 직관적이다. 짧은 시간 설명을 듣더라도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보수-심화 교육까지 받으면서 머리가 좀 터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이보다 간편한 구분도 드물지 싶다. 짧은 시간 동안 MBTI가 대중적인 유행을 탄 것에는 이런 '직관성'이 한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공통점2. 사용 되는 곳


  건대 입구역에 가보면 포장마차처럼 생긴 곳에 사주/타로를 보시는 분이 엄청 많다. 현직 사주를 통한 상담을 하고 있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IMF 시절 망해버린 사람들 중 일부가 '내 팔자는 왜 이럴까?' 싶어서 공부하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사주 연구와 관련해 볼륨 있는 '세대'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춘추전국 시대에 음양오행이 발전했던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사주에서는 이 오행의 물질적 속성에 상생-상극을 이용하여 새로운 풀이 방식을 세운다. 대표적으로 독립식, 표현력, 돈, 통제력 등 카테고리를 얻어 직업과 관련한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인생 전반에 대해 추론을 내놓기도 한다. 두 사람의 궁합을 보는데도 사용된다.



  MBTI의 경우 국내에 도입된 지 30년 정도 되었다. MBTI from M 매뉴얼 목차 기준으로 성격유형 설명 외에도 직업환경 / 스트레스 / 남성 전국 대표 표본 대비 남성 소규모 회사 운영자 표본 / 도서관 사서의 유형 표본 등등 직업과 관련한 표본이 매뉴얼 분량의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다.



  MBTI가 밈으로 사용되면서 사람들이 주로 찾는 것 중 하나도 소시오닉스와 관련된 궁합 이론인데, 사실 교육을 거치면서 이것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단 MBTI를 국내에 도입한 김정택/심혜숙 교수가 쓴 MBTI 질문과 응답이라는 소책자에서는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경험적으로 볼 때 유형의 네 문자 중 두 문자가 같은 사람끼리는 팀웍이 잘 된다고 본다. 단 두 문자 중 하나는 유형의 가운데 두 문자 중 하나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두 사람이 주기능이나 부기능을 공통적으로 가진 사람끼리 만나게 된다.'



  여기에 이러한 구분은 사실 표면적인 것이며 환경과 역동 / 발달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한다.




  어째서 다른 분야에서 이런 공통점이 보이는 걸까 생각해보면 두 분야의 목적이 결국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부터 출발한 분야이기 때문인 것 같다. 춘추전국시대는 전쟁 시기였고, 명리학은 해석하자면 '목숨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기에도 사람의 삶, 목숨이 달린 문제가 많이 속출했다. 원래 목적은 병사들이 자신의 역량에 맞는 보직에서 활동할 수 있게 적성을 찾아주는 식으로 두 모녀가 MBTI를 사용하도록 강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짜사나이 라는 특수부대 체험 교관을 담당한 에이전트H는 훈련 과정 중 훈련을 버티지 못하고 퇴소한 사람에 대해서도 존중하며, 그 이유는 그 사람이 특수부대원으로는 맞지 않을지언정 다른 부분에서는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입생로랑도 섬세한 성격으로 군 복무 간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디자인 분야에서는 굴지의 브랜드를 만들어냈을 정도로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MBTI 협회에도 성격유형은 사주팔자 또는 주역과 연관성이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 어느 나라에서도 아직 이와 관련한 연구가 이루어진 적은 없다. 성격 유형과 사주, 주역 등에서 다루는 내용이 MBTI에서 다루는 내용과 비슷하다는 점은 인식을 하고 있는 듯하다. MBTI를 통해 성격을 묘사 받을 때는 마치 점괘를 설명 받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대극 이론이라는 점, 비슷한 방향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 전쟁 시기 발생한 부분 등 유사한 부분을 짚어봤다. 물론 세세하게 파고들면 다른 부분이 훨씬 많다. MBTI는 '유사과학'이라는 비판도 있고 사주 명리학의 경우에는 '소설을 쓴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것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도구의 역량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용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즐겨 사용하는 비유로 내가 마티즈를 샀는데 람보르기니처럼 몰고 다니면 탈이 날수밖에 없다.



  MBTI 협회에서는 이 부분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초급반 가서 받는 교육의 대부분은 '-하라'가 아니고 '-하지 마라'와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사주 명리학의 경우에는 과거에는 국운을 점친다거나, 다양한 분야에 대입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만약 협회가 있다면 사용하는 범위를 좀 설정해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지 않을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정지된 에너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