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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Feb 28. 2021

포지셔닝에 대한 짧은 단상 feat. 엘리자베스 스와니


헝가리 국가대표 엘리자베스 스와니(당시 34세)


올림픽에 나가고 싶었던 일반인이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게시물을 봤다.

그녀는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국적을 미국에서 헝가리로 바꾸었고

스키 종목 중에서도 인기가 없는 하프파이프 종목을 택했다.

(이 종목을 하는 선수는 30~4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녀는 자비를 들여 세계 선수권 대회에 꼬박꼬박 참여했다.

랭킹 포인트는 꼴등만 하지 않으면 계속 모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넘어지지만 않고 완주하여 꼴찌를 해본 적이 없다

(오버페이스 하다가 쓰러지는 사람이 많나봄)


결국 이분은 헝가리 국가 대표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아니 이건


사람들의 관심은 가지고 있는 분야이되(올림픽) 발행량이 적은 키워드(하프파이프)를 선택해 디깅하는 전형적인 노력파 마케팅 아닌가.. 포지셔닝의 귀재라 할 수 있겠다.  


  이기호 작가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그것을 알아, 내가 좆나게 백 미터 달리기도, 십 초 벽을 깰 수 없다는 걸 알아, 밤을 새우고 달려도, 수십 년을 달려도, 삐까뻔쩍한 스파이크를 신어도, 죽었다 깨어나도 또 죽었다 깨도 우사인 볼트만큼 달릴 수는 없어'라는, 메타인지가 주는 좌절감이 있다. 


  나는 내가 스티븐 킹이나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아마 스와니도 자신이 이 종목에서 1등을 할 수 없다는걸 알고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소설이라는 비인기 종목(*씨제이엔터 한해 수익은 우리나라 메이저 출판사 20개의 한해 수익을 합친 것보다 많다.) 안에서 포지션을 잡기 위해 나름의 분투를 하고 있고 최근 몇 가지 좋은 소식도 있는 걸 보면 아마 내가 걸칠 수 있는 포지션도 한구석 어디쯤 있지 않을까 싶다. 자투리라도 세상에 태어나서 책 한 권을 쓴다는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그것이 소설이 아닐지라도) 


   엘리자베스 스와니가 올림픽에 출전한 것이 최소한 본인과 나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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