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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Aug 05. 2020

융의 그림자 이론에 따른 MBTI분석

오즈의 마법사이론!?

융의 그림자 이론이란?
그림자가 갖는 이미지

  '그림자'하면 사람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음습하고, 축축하며 기쁨, 사랑, 활력, 산뜻함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서 항상 우리를 지켜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융의 그림자 이론에서 그림자는 '개인이 자신의 성격이라고 의식하는 것과 반대되는 특성'을 드러내 보인다. 등잔의 밑이며, 외면한 심연이다. 잠재적으로 가장 위험하고 강력한 콤플렉스이며, 이를 자아 안에 얼마나 잘 통합할 수 있는지가 건강한 자아 형성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비교적 직관적인 MBTI와 달리, 융의 분석심리학은 난해한 부분이 있는데, MBTI도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 연구를 거쳐 융의 이론-MBTI상의 접합점을 찾아낸 듯하다. 융의 그림자 이론을 MBTI 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흥미로워  작성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네가 심연을 바라보면, 심연도 너를 바라본다. - 니체



  그런데 왜 꼭 '외면하고 싶고, 음습하고, 억압된 것을 파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 부분은 '불안', '긴장'과 관련이 있다. 그림자를 과도하게 억압하게 되면 사람은 자신으로부터 괴리될 뿐 아니라 자유로운 표현에 한계가 발생한다. 그림자를 적절히 표현하는 것은 창조력, 활력,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는 부분임을 미리 말해두고 싶다.



MBTI에서 그림자를 찾는 방법



  융은 그림자를 '개인이 자신의 성격이라고 의식하는 것과 반대되는 특성'이라고 말했다. MBTI에서는 이를 각 유형별 '주기능' '부기능' '3차기능' '열등기능'에 반대 방향 에너지를 지닌 4가지 기능을 '그림자 기능'으로 보았다.

*유형별 유형별 외향감각/내향감각/외향직관/내향직관/외향사고/내향사고/외향감각/내향감각




  이 표에서 ISTJ를 기준으로, 주기능 내향감각 / 부기능 외향사고 / 3차기능 내향감정 / 열등기능 외향직관으로 확인된다. 그렇다면 그림자 기능은 반대인 5기능 : 외향감각 / 6기능 : 내향사고 / 7기능 : 외향감정 / 8기능 : 내향직관이다.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 feat. 오즈의 마법사


  융의 분석심리학에서는 '상징'이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한다.(융은 원형 상징으로 영웅, 순교자, 어머니, 현명한 노인, 악마, 사기꾼, 고통받는 소녀를 제시했다.)직관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주기능 ~ 열등기능" 분류와 달리 "1기능 ~ 8기능"이론은 각각을 상징물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마치 타로카드와 유사하다) 8기능 이론을 정립한 존 비비 박사님은 이를 오즈의 마법사에 대입하여 설명했다.



  그림자 기능은 '주기능' '부기능' '3차기능' '열등기능'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아니다. 내면에서 지극히 복잡한 상태로 역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아주 체계적이고 엄밀하게 해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우며, 적절하지도 않다.



  자기 성격을 설명하면서 직관이 어쩌구 하는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론은 실제로 적용했을 때,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어떻게 적절히 사용하느냐 중요하다. 이 부분은 MBTI가 욕을 먹는 지점이기도 하다.(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재단한다는 부분에서)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는 일은 상당한 공력을 요한다. 이 부분에서 융의 그림자 이론에 입각한 MBTI 해석은 우선 흥미롭고, 해석의 폭이 넓다는 점에서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존 비비 스타일의 해석(2005년)

존 비비의 해석은 이렇듯 각각의 상징으로 엮여있다. 각각의 위치와 관련된 원형을 해석해보면



1기능 : 도로시 : 적응 방식을 구조화하고 개성화를 시작한다.

2기능 : 착한마녀 : 다른 것을 보호하고 양육한다. 보호의 기준을 설정한다.

3기능 : 사자 : 어린아이처럼 상처받기 쉽다. 여린 기능으로 사랑받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4기능 : 허수아비 :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현실적으로 살아내기 어려운 이상의 원천이다.



그림자 5기능 : 양철나무꾼 : 불쾌감 유혹, 회피성, 자기방어, 자기비판

그림자 6기능 : 사악한 마녀(또는 노인) : 거절, 비하, 비활성화로 자기방어를 한다. 한계를 설정한다.

그림자 7기능 : 토토 : 해코지를 한다, 이중구속을 만든다, 함정에 빠뜨린다.(북유럽 신화 로키 같은)

그림자 8기능 : 오즈의 마법사 : 자신과 타인을 서서히 해친다. / 본래 모습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창조한다.



  분리해 놓은 그림자 원형의 발달은 주기능~열등기능의 발달과 같은 순서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MBTI에서는 주기능 -> 부기능 -> 3차기능 -> 열등기능으로 각각 적용되는 위계가 있으나, 그림자 원형은 저항적 성격 -> 사악한 마녀 -> 트릭스터 -> 악마적 성격 순서와 같이 위계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걸로 찾을 수 있는 게 뭡니까?



  MBTI는 2차 세계대전 시기에 완성되어 꾸준한 통계적 보완을 거친, 검사-재검사 신뢰도가 확보된 심리검사 도구다. 인간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라는 부분에서 유사과학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있다.(한국/미국 검사-재검사 신뢰도 8.0)그런데 비해 융이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현재 위치는 '인문학'에 가깝다.그래서인지 한국 MBTI 협회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MBTI 프로그램이라고 부르지 않고 'MBTI 적용 프로그램'이라고 부르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는 것은 첫째 MBTI가 가지는 단순화에서 벗어나 한층 더 심층적인 상담,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둘째 MBTI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트릭스를 조직하고 거기에 대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며, 저 네모난 판 안에 좌표 찍듯이 규정할 수 없다.



  얼마 전 오마이걸의 유아님도 네이버 V라이브에서 MBTI와 관련해 '나를 제한하는 것 같아 싫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도 작년 10월 말 MBTI 16개 포스팅을 완료한 후 비슷한 고민으로 MBTI 적용 프로그램을 들어보기도 하고, 직접 검사/상담을 진행해보기도 하다가 올해 심리학과에 편입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림자 이론을 적용한 포스팅을 진행하면서 좀 더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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