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찍은 사무실 자리 사진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예쁘게 남겨 놓을 걸 하고 살짝 후회가 된다. (이삿짐 옮겨주시는 분에게 보여주려고 찍은 사진)
아무튼 덕분에 날 것 그대로의 자리가 찍혔는데, 내 자리는 평소에 보통 저렇게 생겼다. 일단 이야길 하자면 사무실이 2월 중으로 사라지게 된다. 작가의 짐과 사무실은 1월 31일까지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아쉽긴 하지만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회사(출판사)에서 작가들 이용하라고 해 준 사무실이고, 이전 사무실까지 포함하면 못해도 4년 이상은 유지해 줬다. (소속 작가들만 이용 가능함), 작가들에게 빈자리에 와서 글을 쓰라고 한 출판사는 있었어도 웹소설 작가 사무실을 이렇게 오래 유지해 준 곳은 드물다.
거의 초창기부터 이용했고, 불만이라고 하기보다는 인건비도 못 건질 텐데 이런 큰 사무실을 (자리만 봐서 잘 모르겠지만 안쪽 방까지 합치면 최대 15명 정도는 거뜬히 근무가 가능한 크기다.) 유지해 준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
웹소설 출판사가 (2024년 기준) 비용절감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추후 아카데미를 하게 되면 아카데미랑 연계해서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이라도 해 준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아쉽게도 나는 못 돌아가겠지만. 여러 사정이 있으나 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짐이 거의 민폐 수준이라, 이용할 거면 양심 있으면 월세를 내야 한다. ㅠ_ㅠ
통보는 12월 초부터 했으니 급하게 사무실을 빼라고 한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가장 짐이 많은 사람이다.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산 의자와 5단짜리 선반,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인형의 절반 이상은 내 거다. 거기에 온갖 굿즈들과 책까지 짐이 엄청 많다. 무엇보다 나는 12월 중순부터 1월 1일까지 휴가를 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무실을 알아보고 이사를 하고 할 시간이 부족했다.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짐이 많기도 하고. 그렇게 빠르게 사무실을 알아보았다. 사실 이 사무실에 오기 전에 개인적으로 집 근처에 6개월 정도 소호사무실을 썼다. 써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떤 걸 피해야 하고, 어떤 걸 선택하고 포기해야 할지 빠르게 각이 나왔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필요하다 주의이다. 단,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거나 자리를 잡는 작가에 한해서는 사무실이 있는 게 좋다. 화려한 사무실은 아니더라도 작은 사무실이라도 업무와 휴식 공간이 분리가 되는 게 중요하다.
웹소설 작가의 가장 큰 편견 중 하나가, 바로 '집에 있으면 노는 줄 안다.'이다. 나도 초기에는 집에서 그런 시선을 많이 받았다. 왜냐면 맨날 키보드만 치니까 부모님이 카톡 하고 놀고 있는 줄 안다.
일단 어디든 사무실을 출근하면 어른들이 좋아한다. 우리 부모님도 처음에 내가 사무실에서 출근한다고 하니 무척 좋아하셨다. 예전에는 전화하면 '또 집에서 노냐?!' 이 소리부터 하셨던 부모님이 어느 순간부터 '사무실이냐?' '일하냐?'로 인사말이 바뀌었다.
어른들을 만족시키기 위함도 있으나 사실 개인적인 요인들도 여러 가지가 있을 거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침대가 있으면 눕는 사람도 있을 거고, 집안일을 해야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아무튼 사무실이 있으면 그런 것에서 잠시 해방되어 오롯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건 비단 작가뿐만이 아니라 재택 프리랜서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는 편견일 거다. 그런데 이게 최악으로 치닫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쉴 때 일 하고, 일 할 때 일 하고, 출근해야 하는 시간 아껴서 일한다.
출근 시간을 활용하면 그래도 유튜브 보고, 웹소설보고, 웹툰 보고 뇌라도 비울 수 있다. 근데 일=집이 공식이 되어버리는 순간 진짜 미친다. 눈뜨면 출근이고, 눈 감으면 퇴근이다. 주말, 빨간 날도 마찬가지다. 프리랜서에게 빨간 날은 '담당자에게 연락이 오지 않으니 지금 빨리 일해야 하는 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엇보다 출근을 안 하면 정말 건강이 망가진다. 배달음식 시켜 먹는 건 기본이고, 출퇴근 시간이 없으니 시간 감각이 사라진다. 오후 10시, 11시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으면 사람이 억지로라도 '아, 빨리 일 하고 퇴근해야지.' 혹은 '내일 해야지.' 하는 감각이라도 생긴다. 하지만 이게 없으면 사람이 '음, 오후 10시군. 한 시간 쉬었다가 새벽 2시까지 하면 되겠지?' 하고 일을 더 한다. (물론 그냥 드러눕는 사람도 있다.)
게으른 사람은 먼 길 나왔으니 와서 하나라도 쓰고 간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너무 부지런한 사람들은 일과 삶의 경계를 조금은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
근데 나는 좀 중간이 없었다. 한때 어느 정도였냐면 워라밸 분리를 해 보겠다고, 집에 아예 컴퓨터를 안 뒀다. 모든 걸 사무실에서 처리하고 나오겠어! 하고 일을 했었다. 이건 안 된다. 좀 귀찮아도 집에도 컴퓨터를 두는 게 좋다. 사무실에서 모든 걸 하고 퇴근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오히려 집에서도 제대로 쉬질 못하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그때 집에서 나는 뭘 했고, 어떻게 했지? 싶은 생각이 든다.
결론은 사무실은 필요하다. 무엇보다 내 짐은 너무 많아서 도저히 방에다가 둘 수가 없다. 방은 방 대로 실컷 꾸며 놨기 때문에 또 방법이 없다.
짐을 다 치우고 썰렁해진 자리다. 뒤에 있는 선반도 내 선반이다.
개인 사무실과 작가들끼리 쓰는 사무실 중에 뭐가 좋아요? 작가들끼리 사무실 쓰면 서로 도움도 많이 되고 그러나요?
작가 사무실을 다닌다고 했을 때 작가들에게 이런 질문 혹은 이런 뉘앙스의 말을 참 많이 들었다. 글쎄, 사무실 바이 사무실이지만 내 생각엔 반반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장점 반 단점 반이라는 뜻이다.
일단 같이 있는 작가들끼리 작품이야기도 하고 좋지 않아요?
이 부분에 있어선 호불호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난 사무실 작가님들과 아무리 친한 작가님들과도 작품 이야길 절대 하지 않는다. '어떤 내용의 소설이에요-' 정도는 말한 적이 있지만, '어디가 막히는데-' 혹은 '이런 전개 어때요?' 같은 말은 절대 안 한다. 얼굴 보는 사람들끼리 표절이나 유사성 문제가 나면 그것 만큼 골치가 아픈 게 없다. (물론, 오프라인 지인들끼리도 이런 말은 안 하긴 한다.)
무엇보다 나는 '내가 관심 없는 건 다른 사람도 나에게 관심이 없을 거다.'라 생각하는 주의다. 이건 성격이기도 하다. 이러니까 작가 하는 거지만. 내가 다른 작가님들의 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작가님들도 내 글에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굳이 먼저 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나는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싶다. 글 얘기는 담당자님이랑 하면 된다. 내 글에 가장 관심이 많은 건 옆에 동료 작가님이 아니라 내 작품을 담당한 담당자다.
그래도 장점이 없는 건 아니다. 글을 제외하고, 출판사 이야기, 업계 돌아가는 이야기, 나만 글 쓰기 힘든 게 아니구나 하는 동료애 같은 게 알게 모르게 생기기도 한다. 점심을 같이 먹고, 가끔 정말 직장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외로운 상태라면 여럿이 이용하는 작가 사무실도 충분히 이용할 만하다.
단점이라고 하면 작가들 마다 생활 패턴이 다 다르고,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는 감안을 해야 한다. (위아래가 없는 사무실이다 보니) 이건 정말 개인적인 호불호의 영역이라 구체적인 사례는 생략하겠다.
결론은 외로우면 다 같이 쓰는 작가 사무실도 괜찮고, 외롭지 않고 금전적으로 감당이 가능하면 혼자 쓰는 사무실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새 사무실을 급하게 알아보았다. 저기 있는 작은 나무 선반은 내 선반이다.
계약은 12월 달에 했는데, 다행히 1월 중순에 들어와도 된다고 가예약을 허락해 주셨다. 사실 여러 군데 안 둘러보고 바로 계약을 결심했다. 하고 나서 '또 이놈의 성격이, 너무 급한 거 아니었을까?' 하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혹시 모르니까 다른 곳 알아볼까 하다가도 열심히 검색하고 사진 확인해보고 하니 여기가 가장 좋았다. 결론은 후회하지 않고 잘 골랐다. 그래서 몇 가지 사무실 고를 때 팁을 좀 말해 볼까 한다.
<프리랜서 사무실 구할 때 봐야 할 것.>
일단 사람마다 경제적인 상황, 처한 상황,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해서 감안하면 된다. 소호 사무실(공유 오피스, 워크스페이스 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1. 자유석 라운지 + 룸타입
2. 무조건 사무실
몇 년 사이에 이름이 또 많이 바뀌어서, 소호 사무실, 공유 오피스, 워크 스페이스, 코워킹 스페이스 등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또 프랜차이즈도 엄청 많이 들어왔다. 근데 내가 봤을 땐 다 똑같고 딱 저 2개로 나뉜다고 보면 된다.
1. 자유석 라운지 + 룸타입
우선 1번부터 보자. 1번 타입은 보통 프랜차이즈에 고가이며, 시설이 좋고, 보통 스터티 카페와 일부 비슷한 부분도 있으며 스터디카페 형식을 공유한다. 역세권에 위치하며 룸타입은 기본적으로 단가가 비싸다. 하지만 룸까지 필요 없고 스터디 카페지만 조금 고정적으로 다니고 싶다고 한다면 가격이 무척 저렴한 편이다. (노트북만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 추천), 그리고 커피와 간식 등 편의 시설(라운지, 휴게실, 미팅룸)이 잘 되어 있다. 어느 업체를 찾아봐도 마찬가지다.
단점은 고정적으로 막혀 있는 사무실을 쓰고 싶을 때다. 이런 곳은 거의 대부분 개별 룸 시공이 되어 있지 않고 유리벽 혹은 잘해 줘야 가벽 시공이 되어 있다. 혹은 정말 1인 독서실 수준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다. 방음 여부를 철저하게 따져 봐야 하는데, 일단 유리벽 시공 혹은 반 투명 시트가 붙어 있다고 해도 전부 다 붙어 있지 않다면 막상 사무실을 이용하면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이런 곳에서 여기서 원하는 것들을 맞추려고 하다 보면 개인일 경우에는 차라리 그냥 보증금 더 주고 오피스텔이나 정말 상가 사무실 알아보는 게 더 넓고 쾌적하게 쓸 수 있다. 나도 이런데 알아보다가 이 금액이면 돈 더 주고 원룸이 낫지 않나? 싶어서 포기했다.
소호 사무실은 기본적으로 돈 내고도 감수해야 하는 게 많다. 아무리 방음이 되어 있다고 해도 방음이나, 인테리어나 기타 등등. 그걸 감수하고 이 돈을 내고 써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장점 : 대부분 역세권, 깔끔하고 좋은 시설, 자유석 이용 시에는 저렴한 편
단점 : 룸타입 고정석 다른 데보다 비쌈, 방음 이슈 확인 필수, 자유석(라운지)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랑 많이 부대낌
2. 룸 타입
내가 들어간 게 룸 타입이다. 이건 말 그대로 룸만 있다. 들어가면 복도가 있고, 여러 개의 사무실이 쭉 이어져 있는 형태다. 보통 간단하게 커피 스테이션과 복사기 정도는 마련이 되어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이것도 없는 곳도 있다) 위에 말 한 곳처럼 넓고 좋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이게 메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장점은 금액대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비 역세권으로 갈수록, 혹은 시설이 안 좋을수록 서울이어도 상당히 싼 곳도 많다. 사무실 넓이나 창문이 있는 곳까지 선택 폭이 다양하다. 그러니까 이용자의 상황에 맞춰서 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코워킹 스페이스(편의상)에 비해 이용자 수가 훨씬 적다.
코워킹 스페이스의 경우 자유석 이용자들까지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늘 사람이 많지만, 이런덴 많아야 룸이 30개 이하다. 3-4인실은 보통 한 두 개니까 풀로 인원이 차도 많아야 40명~50명 이하인데 이 사람들이 다 매번 출근하지도 않고 사무실에서 잘 나오지도 않기 때문에 사람 마주칠 일이 정말 적다.
단점은 폭이 다양해서 잘 알아봐야 하고, 취사선택을 잘해야 한다는 점이다. (발품 잘 팔아야 한다.) 커피 스테이션도 없는 곳도 있고, 복사나 미팅룸이 없기도 하고 유료이기도 하다. 정말 종류가 다양하다. 무엇보다 이건 내 개인적인 취향인데 소호 사무실은 기본적으로 책상과 의자가 정말 불편하다.
프랜차이즈 코워킹 스페이스 같은 곳은 좋은 의자와 책상을 홍보하는 곳도 있으나 대부분은 글쎄. 이 전에 사용했던 개인 사무실도 결국 열받아서 집에 있는 의자를 끌고 와서 (집에서 5분 거리 밖에 안 돼서 가능했다.) 작업했다. 사실 이번에 들어간 사무실도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다면 책상이다.
심지어 뒤판이 고정되어 있어서 모니터 암이 정말 딱 걸치게 설치됐다. 마음 같아선 책상을 사서 집어넣고 싶지만, 월세 사무실이라 그럴 수도 없다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룸타입은 종류가 진짜~ 다양하다. 창문이 없거나 있어도 굉장히 작다.
이게 코워킹 스페이스는 창문이 없어도 좀 괜찮은 게, 기본적으로 라운지를 가면(문 열고 나가면) 굉장히 탁 트여 있고 넓어서 진짜 열몇 시간 사무실에 있는 게 아니라면 크게 답답하다는 느낌은 덜 하다. 하지만 룸타입 소호 사무실은 창에 대한 호불호가 꽤 중요하다.
장점 : 사람 볼 일 없음, 금액대가 다양해서 선택지가 넓음, 개별 룸
단점 : 발품 잘 팔아야 함, 시설차이가 심함
아무튼 그래서 작가님은 짐이 얼마나 많으시길래요?
혼자 박스 10개 나왔다. 처음에 5개라고 했는데 혹시 몰라서 잔짐 넣을 박스 5개 시켜서 2개 사용했는데, 옮겨주시는 분이 책은 큰 박스에 하면 안 된다고 해서 다시 작은 박스로 옮겼다가 10개가 되었다. 그리고 쿠팡에서 박스 시키지 말라는 건 이번에 처음 배웠다.
검은 박스가 사진처럼 꽤 큰데, 저 큰 박스 가득 위에 사진처럼 인형이 있다. 생일 때마다 인형을 받고, 한 동안 인형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사다 보니 저렇게 됐다. 심지어 깜박하고 이전 사무실에 두고 간 인형도 있다. 정신이 없어서 깜박했는데, 조만간 가지고 올 거다.
아무튼 나는 1인실은 무조건 포기했다. 이건 절대 1인실이 나올 수 있는 짐이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2인실로 하고도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상자가 가득 찼다. 정리하려는데 이건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짐 정리 얘기는 미뤄두고.
그럼 사무실을 구하는 기준을 두고 이야길 해 보려고 한다.
개인(프리랜서)이 소호사무실을 알아볼 때 신경 쓰면 좋을 건 다음과 같다.
1. 창 유무 (창문이 있을수록 단가 ▲)
창문방은 당연히 비싸고 잘 나간다. 나도 창문 방은 없었다. 다만, 나의 경우에는 딱히 창문이 없어도 답답함을 느끼지 않는 편이다. 이건 개인차이니까 알아서 결정하면 된다.
단점은 창문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환기를 잘해 줘야 하는데, 난 이번에 소형 사무실 공기 청청기를 샀다. 그리고 틈틈이 문 열어 두면 좋은데 이 경우에는 복도 상태를 보는 게 좋다. 다행히 여기 사무실은 복도가 환기가 엄청 잘 돼서 (시원시원함) 문 한번 사람 없을 때 잠깐 열어 두면 된다. 복도가 환기도 안 되는데 + 창이 없고 폐쇄적이라면 좀 답답할 수 있다.
근데 보통 소호사무실의 창은 크지 않아서 사실 크게 차이를 모르겠다. 작가 사무실이 정말 창 하나는 시원해서 좋았는데 그 점은 살짝 아쉽긴 하다.
2. 가격
얼마까지 가능한지 정확하게 예산을 잡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건 한 달, 두 달 쓰고 빠질 수 있는 게 아니고 월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일정 금액이 나가는 거다. 그러니까 내가 한 달에 얼마를 고정적으로 지출이 가능한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호 사무실 및 공유 오피스(기타 사무실 임대)는 세금 불포함 금액으로 안내한다. 세금이 포함되어 있으면 괄호가 되어 있는데 아닌 경우가 많다.
40만 원이라고 쓰여 있으면 실제로는 한 44~46만 원은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게 생각보다 작지 않다. 그러니 본인이 어느 정도 예산을 쓸 건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구간에 맞춰서 버릴 건 버리고, 필요 한 건 취해야 한다.
3. 냉난방 중앙인지 개별인지 (개별이 무조건 좋다!)
개별 냉난방이어야 한다. 전에 사무실에서 중앙냉난방을 해 봤는데, 이게 불편한 점이 정말 한 두 개가 아니다. 온도 조절도 못할뿐더러 사람마다 덥고 추움이 다른데 고려가 전혀 되지 않는다. 나는 특성상 늦게 일하기도 하는데 (혹은 보통 소호 사무실 24시간이라고 해 놓고) 막상 들어가면 오후 7~8시면 냉난방을 꺼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근데 나 하나 때문에 전체 냉난방 틀어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심지어 어떤 곳은 그것 조차 못하게 막고 퇴근해 버리는 곳도 있다.
이게 그래도 창이 있는 방이라면 사실 크게 상관은 없다. 문제는 창 없는 방에서 여름 저녁에 난방을 꺼 버린다? 진짜 상상 이상으로 습하고 눅눅해지는 거 순식간이다. 이게 계속 반복되면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그게 잘 빠지지도 않는다. (이 전 사무실 뺐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중앙 냉난방이면 제습기+공청기 무조건 필수인데 이거 살 돈이면 그냥 몇만 원 더 내서 개별로 들어가는 게 훨씬 좋다.
4. 역세권 (역세권일수록 단가 높음)
이건 알아서 선택하면 된다. 나의 경우에는 역에서 걸어서 +5~10분까지는 괜찮았으나 그 이상은 짤 없이 컷 했다. 안 그러면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데 찐 서울 촌놈은 버스가 싫고 귀찮다. 서울 기준으로 버스가 상관없다면 버스세권으로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면 역세권에 비해 기본적으로 단가가 낮아서 훨씬 좋은 사무실을 구할 수도 있다.
5. 방의 구조 + 문 상태 (개별 도어록 유무)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개별 소호 사무실마다 가벽을 치는 형태가 다르다. 말 그대로 얇은 가벽을 치기도 하고 복도를 유리벽으로 해 놓은 경우가 있다. 문도 유리문이냐 개별문이냐에 따라 다르다. 도어록이 없고 열쇠로 하는 곳도 있다.
개별룸+개별 도어록+복도 벽 막혀 있음+문은 일반문 또는 위아래가 전부 가려진 불투명 유리문
경험상 이게 가장 좋다. *경험상
개별 도어록 또는 열쇠.
당연히 개별 도어록이 편하다. 근데 딱히 열쇠여도 불만이 없다면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조금 귀찮긴 하지만 감수할만하다.
복도 벽/문이 유리로 되어 있을 경우 ▶ 불투명 시트 혹은 커튼 유무 확인
불투명 시트의 경우 개인 취향이긴 한데 불투명시트가 밑에까지 안 되어 있는 곳도 있다. 크게 신경이 안 쓰인다면 상관없지만 나는 이전에 사무실 쓸 때 그게 너무 싫어서 다이소에서 천을 사다가 문 아래에 붙였다. 복도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이 보이는 것도 싫고, 내 사무실에서 아래 부분과 발이 보이는 것도 싫었다.
그 외에) 엘리베이터, 인근 상권, 커피, 복사, 미팅룸 유무 등 자잘한 것들
여기서 이제 기준을 잡아 두고 사무실을 고르면 된다. 나의 경우엔 1. 단가 / 2. 역/집에서 1시간 이내 출퇴근 가능한 거리일 것 3. 2인실 4. 개별난방 5. 막혀 있어야 함
이 순서대로 사무실을 찾아봤다. 그래서 나온 게 지금 사무실이다. 딱 하나 최대 단점이 있다면 4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다.
2층 짜리 사무실임에도 엘베를 이용하며 다녔던 나에게는 참으로 아까운 요소지만, 사실 여길 선택한 게 이걸 감안하고 나머지 조건을 전부 충족한다.
아무튼 결론은 이렇게 사무실 구조를 짰다. 이전 사무실에 있을 때는 공용 선반 하나에 짐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 몰라 철제 선반 하나를 더 구매했는데 (이거 굉장히 좋다. 비 조립식 선반인데 생각보다 튼튼하다!) 막상 정리해 놓고 보니까 선반 공간이 생각보다 많이 빈다.
지인 작가님이 한쪽에 압축봉을 설치해 창고로 쓰면 좋다고 해서 선반을 중심으로 ㅜ자 형식으로 일단 구조를 짰다. (정리하느라 죽는 줄)
당연히 벽에 못질이나 뭔가 붙이면 안 되는데, 선반 한쪽에 책을 가득 쌓아 두고 그 사이에 압축봉을 끼워 넣으면 힘을 가하지 않으면 웬만해서 안 떨어진다! (그래서 거기에 아직 정리하지 못한 상자들이 있다는 건 안 비밀 ㅠㅠ)
책상은 당연히 전보다는 조금 좁아졌다. 모니터가 거리가 있었는데 엄청 가까워졌고, 모니터암이 제공되는 책상 뒤판에 막혀서 안 들어갈 때는 진짜 책상을 사야 하나 뒤판을 뜯어 달라고 해야 하나 식겁했으나 다행히 어찌어찌 절반 정도 끼워 넣은 후 미친 듯이 나사를 돌려서 고정에 성공했다.
한쪽 모니터가 커브 드였던걸 다행으로 (아마 일자였으면 배치를 저렇게 못 가져갔을 듯) 새로 구조를 짜야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니터가 안 켜졌을 때는 순간 진짜 식겁했다. 아무튼 훨씬 아담해지긴 했지만 뒤쪽으로 선반+나무 선반을 위에 끼워서 단을 하나 더 만듦 도 있고 해서 잔짐 정리하는 데 있어서 크게 불편하진 않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이사가 끝났다. 얼마 만에 혼자 사무실을 쓰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사이에 짐도 몇 배가 됐다.) 열심히 돈 벌어서 나중엔 더 넓은 사무실로 이사해서 TV도 놓고 게임방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로망도 있다. (약간 효율적으로 꾸미기에 진심인 사람)
그리고 이제 혼자 사무실 쓰니까 안 나가면 손해라는 생각에 출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처럼 글 써서 월세 내고 돈 모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