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픈 강아지와
마음 아픈 사람이 함께 삽니다.

에필로그

by 박성희

처음 한별이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을 때는 같은 질병을 겪고 있는 다른 강아지들에게 정보를 주고 나 스스로도 힘을 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하지만 점점 악화되는 한별이의 증상에 울고 무너지고 슬프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힘을 내자는 긍정적인 말보다는 힘들다고 슬프다고 투정만 부린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많이 흐르면 한별이와 행복했던 모든 기억이 흐릿해져 갈 텐데 지금 이 순간들을 하나하나 글로 남길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었다. 우리의 추억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금고에 소중히 보관한 기분이 든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한별이를 처음 만났던 순간으로 돌아가 아프기 전에 더 많이 놀아주고 더 많이 추억을 쌓고 더 열심히 사랑해 주고 싶다. 그때는 우리의 시간이 당연히 길 줄 알았고 나중에 해줘야지라고 미뤘던 시간들이 너무 후회되고 아쉽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면 지금 당장 산책하고 추억을 많이 남기라고 당부하고 싶다. 강아지의 시간은 생각보다 너무 빨라서 나중을 기약했다가 언제 나처럼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머리가 아픈 강아지와 마음이 아픈 사람이 함께 살아도 행복할 수 있으며 어디가 아픈지보다 중요한 건 같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일 것이다.


이 글로써 나는 티 나지 않게 성숙해질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저는 여전히 거짓말처럼 한별이의 병이 낫기를 바라고 오래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한별이까지만 아프고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이 아프지 않고 오래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강아지는 예쁘고 사랑스럽기 때문이에요. 자세히 보면 귀엽지 않고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들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당신 곁에 있는 강아지에게 사랑한다고 한 번이라도 더 표현해 주세요.


한별이와의 추억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아프기 전부터 찍어둔 귀여운 모습을 소소하게 유튜브에 올리고 있어요. 구경 오고 싶으신 분들은 한 번씩 놀러 와 주세요. 거창 한 건 아니고 그동안 한별이를 응원해 주셨던 분들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입니다. 그냥 내 강아지의 귀여움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라고만 생각해 주세요.


지금까지 '머리 아픈 강아지와 마음 아픈 사람이 함께 삽니다'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연재는 밝고 맛있는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내년에 첫 책이 발간될 예정이라 열심히 집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주 정도 휴식하고 11월에 맛있는 이야기를 들고 올게요.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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