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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May 29. 2024

어니 챈 형님이 이야기하는 금융 AI의 희망과 한계

어니스트 챈(Ernest P. Chan) 박사는 마르코스 로페즈 데 프라도 교수, 브라이언 켈리 교수 등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금융 머신러닝 대가들 중 한 명이다. 특히 나는 Quantitative Trading과 Algorithmic Trading, 그리고 Machine Trading 같은 그의 저서들이 나오면 그 책들을 구입해 정독하고 거기서 그가 제시하는 힌트들을 최대한 활용하려 하는 편이다.


그만큼 그는 실제로 현업에서 셀사이드와 바이사이드 모두를 꽤 오랜 시간 동안 두루두루 경험한 바 있고, 현재는 그가 축적한 금융 도메인 지식과 금융 머신러닝 지식을 융합해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PredictNow.ai라는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 금융 AI와 관련해 Interactive Brokers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 인터뷰의 내용이 너무 좋아 여기에 그 내용을 번역하여 공유한다. 만약 금융 머신러닝 영역에 관심이 있다면 명쾌한 인사이트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 시간이 되면 위의 책들도 한 번쯤은 읽어보기를 권한다. 금융 머신러닝을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금융 머신러닝 풀 수 있는 문제를 제대로 정의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 역량은 사실 금융 도메인 지식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다행히 세 권 모두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Q. 당신의 커리어에 대해 조금만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론 물리학을 하기에는 너무 멍청했기 때문에 머신러닝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만약 영화 <오펜하이머>의 주요 인물이 당신과 같은 과의 현직 또는 전직 교수라면 이렇게 느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할 겁니다.


AI와 머신러닝은 400년 동안 축적된 사전 지식을 먼저 학습해야 하는 부담 없이도 과학적 연구를 할 수 있다는 매력을 제공했습니다. 제가 IBM의 언어 모델링 그룹에 합류했을 당시에는 AI 연구를 인간 언어에 적용하는 최첨단 연구가 진행 중이었는데, 약 30년이 지난 지금 OpenAI와 다른 회사들이 이러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룹을 공동 설립한 두 명의 연구원이 제가 합류하기 직전에 헤지펀드로 이직하기로 결정했고, 그 결정은 AI를 투자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두 사람은 나중에 그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공동 CEO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IBM에서 매우 생산적인 몇 년을 보낸 후 저는 모건 스탠리의 신생 AI 그룹에 합류하기 위해 퇴사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헤지펀드인 QTS Capital Management와 제가 설립한 AI 기반 핀테크 회사인 PredictNow.ai를 비롯해 항상 AI와 투자 사이의 접점에서 일해왔습니다.



Q. 머신러닝과 AI의 어떤 점이 흥미로웠나요?


앞서 말했듯이, AI와 머신러닝은 과학적 연구와 같아서 새롭고 예상치 못했던 것을 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같이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연구해 온 것을 실제로 개선하는 AI 알고리즘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Q. 현재 당신의 커리어 목표는 무엇인가요?


CPO(Conditional Portfolio Optimization, 조건부 포트폴리오 최적화)라는 AI 기반 포트폴리오 최적화 기법의 첫 번째 버전이 성공을 거둔 후, 우리는 요즘 모두가 지속적으로 듣고 있는 딥러닝의 일부 발전을 활용하는 버전 2.0을 개발 중입니다. 이 제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동기 부여의 정도가 높고 경험이 풍부한 데이터 과학자 및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구성된 팀과 함께 일하게 되어 기쁩니다. 또한 우리는 금융 분야 밖에서의 활용 사례도 찾고 있습니다.



Q. PredictNow.ai의 지향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치를 제공하고 있나요?


수많은 개념 증명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이제 미국 최대 은행 중 한곳과 제휴하여 CPO를 기반으로 한 펀드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은퇴 소득에 대한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AI가 도움을 주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이는 제가 보기에 가장 유익하고 인간적인 AI의 활용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저는 AI가 인간의 창의성의 빼앗아간다는 주장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만약 AI가 실제로 투자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저는 AI에 대해 찬성입니다.



Q. 트레이딩 영역에서 머신러닝의 장점과 한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특히 전략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제로 헤지펀드를 운용하거나 블랙박스 전략을 만드는 데는 아직 실행 가능한 수단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머신러닝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그리고 그 이유를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머신러닝은 상관관계를 찾는 데는 뛰어나지만 인과관계를 찾는 데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습니다. 의학 등 다른 분야에서는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금융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시장은 너무나 잡음이 많이 끼어있고 정상적이지 않으며, 차익 거래 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머신러닝이 지속될 수 없는 상관관계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알파를 직접 생성하는 데 머신러닝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머신러닝을 이용해 리스크를 찾아 관리하고 최적의 자본 배분을 추천하는 것은 훨씬 쉽습니다. 예를 들어, 유가가 높으면 석유 산업 ETF가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머신러닝을 이용해 정확한 타이밍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체계적인 트레이딩 전략을 수립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금융 머신러닝은 높은 예측 정확도나 정교한 타이밍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Q. 언젠가는 머신러닝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자금을 관리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입니다. PredictNow.ai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투자 일임을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연구는 희망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GenAI 전문가와 공동 집필하고 있는 다음 책에서 이를 자세히 설명할 것입니다.



Q. 헤지펀드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적용하고, 당신의 트랙 레코드를 통해 학습하도록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테일 리스크 헤지에도 머신러닝을 사용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용도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머신러닝을 통한 위험 관리와 QTS Capital에서 개발한 테일 리스크 헤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다른 프로세스입니다. 전자는 머신러닝을 사용해 투자 전략의 과거 일일 수익률을 학습하고, 이를 빅데이터(확장된 팩터들의 집합)와 결합해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한 다음 해당 전략의 손실 확률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보정 AI(Corrective AI)'라 부릅니다. 반면에 테일 리스크 헤지는 지수의 추세 추종 전략 또는 단순히 지수 옵션의 롱 포지션으로 구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테일 리퍼(Tail Reaper)라고 불리는 추세 추종 전략은 오버나잇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고 S&P 선물을 장중에서만 거래합니다. 거래일 중 단기간 포지션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2020년이나 2022년 같은 위기 상황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지수 옵션을 매수하는 경우에 지불해야 할 옵션 프리미엄을 계속 부담하지 않아도 됩니다.



Q. ChatGPT 및 여타 생성형 AI 엔진이 널리 사용 가능하게 된 이후 18개월 동안 달라진 점이 있나요?


네, 뉴스를 감성 지수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비싸고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GenAI를 사용하면서 이 작업이 매우 쉬워졌습니다.



Q. PredictNow.ai 웹사이트에서 이러한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일일 계절별 외환 트레이딩에 보정 AI 적용”과 “조건부 포트폴리오 최적화(CPO): 머신러닝을 활용한 시장 상황에 맞는 자본 배분 조정”이 그것인데, 각각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첫 번째 백서에서는 머신러닝 프로그램으로 계산한 손실 확률이 높은 날을 건너뛰는 방식으로 보정 AI를 사용해 FX 전략의 샤프 비율을 개선하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백서에서는 시장 환경에 따른 적응형 자본 배분 기법을 사용해 ETF 포트폴리오 혹은 트레이딩 전략에서의 포트폴리오 샤프 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Q. 현재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이신가요?


현재는 주로 딥러닝 및 강화학습 문헌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활용한 CPO 버전 2.0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



Q. 머신러닝의 다음 단계는 무엇이라고 예상하시나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머신러닝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을까요, 아니면 이 기술이 무한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시나요?


알파 생성 측면에서는 AI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에 한계가 있습니다. 지능 있는 로봇이 또 다른 지능 있는 로봇과 거래를 한다면 시장은 단순히 더 효율적이 될 뿐입니다. 그러나 위험 관리, 자본 배분 및 금융 외의 다른 활용 사례에서는 그 한계가 없습니다. 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파이가 계속 커지거나 위험이 계속 작아질 뿐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생성형 AI도 한몫하겠지만, 일반적인 강화 학습과 지도 학습을 활용한다 할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PredictNow.ai는 이 놀라운 노력에 동참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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