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하기

by 퀀텀

독서 기록을 따로 하지 않고,
읽었던 책의 제목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기억에 의지해왔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2021년 읽은 책

1.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2. 러시아의 시민들
3. 보통의 존재
4. 일의 기쁨과 슬픔
5. 너무 시끄러운 고독
6.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7. 로봇 R.U.R
8. 인간실격
9. 불편한 편의점
10.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11. 어린이라는 세계
12. 모순
13. 일하는 사람의 생각
14. 데미안
15. 요즘 사는 맛
16. 여행의 이유
17.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8.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19. 사양
20. 계절산문
21. 호호호
22. 서머싯 몸 단편선 1
23. 모래 사나이
24. 행성어 서점
25. 서머싯 몸 단편선 2
26.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27. 덧니가 보고 싶어
28. 지구 끝의 온실
29. 다정소감
30.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31. 전국축제자랑
32. 연인
33. 시선으로부터,
34. 지구에서 한아뿐
35. 한국이 싫어서
36. 보건교사 안은영
37. 콜센터의 말
38. 이만큼 가까이
39.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40. 책은 도끼다
41.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기억력이 꽤 좋았던 터라 나 자신을 믿었던 걸까.
그러다 보니 읽은 책이 쌓일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책의 내용이 희미해지는 경험을 몇 번 반복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그때의 감상과 깨달음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억을 해두어야 남에게도 나눌 수 있고,
좋은 것들은 나에게 더 또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년부터 천천히 SNS에 독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줄거리나 정리된 감상이 아니라,
특정 구절 하나를 적고 그에 대한 생각을 덧붙이는
아주 내멋대로인 독서 기록이다.

최근에는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쳤는데,
개정판이기도 했지만 내가 기억하던 책이 아니라서 놀랐다.
생각보다 밑줄이 너무 많아서,
내멋대로 쓰는 독서 감상문에 쓸 문장 하나를
그야말로 랜덤하게 골라냈다.

바쁜 한 해가 될 올해.
얼마나 마음 편히 책을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즐겁게 읽고, 내멋대로 즐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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