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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텀씨 Feb 02. 2023

GPT행 열차를 탔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ChatGPT의 상용화에 대해

Midjourney AI가 작가의 prompt를 기반으로 생성한 이미지

/imagine prompt: AI robot playing a guitar, 3D rendering, digital art style, 8K


Midjourney Discord에 위와 같이 지시를 내렸다. 1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AI는 총 4개의 '기타 치는 로봇' 그림을 그렸다. 그중 가장 귀여운 그림을 골라 다시 Upgrade 명령을 내리자 총 1분 18초 만에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귀여운 그림이 탄생했다.


해당 Discord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요청하는 그림을 확인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웹소설 표지 느낌의 일러스트 요청이 많았다. '아, 해외에서도 웹소설의 성공 여부는 일러스트가 좌우하는구나'라는 소소한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다.


사실, 그닥 소소하지 않은 깨달음이다. 이제는 웹소설 한 편이 작가와 일러스트 작가 없이 단 한 명의 비전문가의 힘으로도 완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웹소설 일러스트는 Midjourney에 맡기고, 웹소설 시나리오를 Jasper에 맡기면 된다. 얼추 뼈대가 완성된 에피소드를 Quillbot에 넣고 다듬으면 완벽한 한 편의 웹소설이 완성된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되며, 생성된 결과물도 영어가 가장 퀄리티가 가장 높다.




글 작가와 일러스트 작가와 같은 전문가 없이 뚝딱 완성하는 웹소설을 가능케 하는 이 기술은 'Generative AI'다. 직역하자면 '생성 AI'다. 요즘 모두가 이야기를 꺼내는 OpenAI의 'ChatGPT'가 바로 이 Generative AI의 한 종류다.


만약 누군가 내게 총을 겨누면서 3초 만에 이 Generative AI가 이전까지의 AI 모델보다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명령한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GPT 혹은 Generative AI란?

1. 이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닌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한다

2. 생성 기존의 것을 조합해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든다

3. 단가 오픈소스로 단가가 낮아져 아주 싼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각 특징은 다음과 같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GPT 혹은 Generative AI가 사회에 일으키는 변화란? 

1. AI의 상용화 

2. 전문성에 대한 도전





Midjourney AI가 작가의 prompt를 기반으로 생성한 이미지

1. AI의 상용화


1번 '이해'의 특성과 3번 '단가'의 특성을 합쳐보자. 사용하기 쉽고 싼 기술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AI'의 출발 신호탄이다. AI의 상용화가 시작됐다.


더 이상 Javascript나 C++와 같은 컴퓨터 친화적인 언어를 별도로 배우지 않더라도 아주 싼 가격으로 Generative AI를 사용할 수 있다. 대학생이 과제를 제출하기 전에도, 직장인이 이메일을 작성할 때도, 블로거가 브런치 포스트를 올릴 때도, 선생님이 학교 수업용 과제를 만들 때도 모두 손쉽게 Generative AI를 사용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사회는 AI의 상용화에 대한 여러 질문을 던질 테고, 언제나 그랬듯 상호 간 합의를 통해 새로운 규칙이나 제도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이미 뉴욕시는 지난 1월 6일, 뉴욕시 소속 모든 공립 학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나 노트북에서 ChatGPT의 접속을 막아버리고 학교 제출물에 ChatGPT 사용을 금지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마디로 숙제를 내줬는데, AI한테 시켜서 제출하면 교육의 목적을 상실한다는 우려에서 나온 선언이다.


아래 CNN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제목이 상당히 부정적이다. AI tool that could help students cheat. 물론, 이런 괄목할 만한 기술의 성장을 볼 때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부터 떠오르는 게 자연스럽긴 하다.


*관련 기사: New York City public schools ban access to AI tool that could help students cheat



그러자 바로 다음주에 New York Times에서는 "ChatGPT를 학교에서 금지하는 대신 학교 수업에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의 칼럼이 나왔다. 기자는 1)막는다고 막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2)이미 적극 활용해서 수업의 질을 높인 사례를 소개한다.  


*관련 기사: Don’t Ban ChatGPT in Schools. Teach With It.



AI가 학교 과제물 수준이 아니라 아예 석박사생들의 논문까지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학습하자, 이번에는 학계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월 24일, Nature 저널지는 "논문 작성에 ChatGPT 기술의 도움을 받았으면 논문 안에 기술을 사용했다고 밝혀라"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적어도 글의 저자가 연구 방법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라는 뜻이다.


Nature 저널지 역시 제목에서부터 ChatGPT가 공정한 연구를 위협한다고 적었지만, 내용을 까보면 막을 수 없는 변화에 우선 연구자들 간 지켜야 할 규칙을 제시하면서 AI 기술의 올바른 사용을 읍소한 셈이다.


*관련 기사: Tools such as ChatGPT threaten transparent science; here are our ground rules for their use




지금 이 순간에도 AI의 상용화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담론이 생성되고 있다. 나아가 그런 담론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곳에서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규칙이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여기까지 1번 파장인 'AI의 상용화'를 다뤘고, 2번 파장인 '전문성에 대한 도전'은 좀더 재미있는 다양한 사례가 모이면 한꺼번에 정리해서 올릴 예정이다.





Midjourney AI가 작가의 prompt를 기반으로 생성한 이미지

이 포스트의 제목이 'GPT행 열차를 탔다'인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이 사회가 GPT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소리고, 다른 하나는 내 몸이 실제로 GPT행 열차에 올라탔다는 뜻이다.


2022년 12월부로 GPT 관련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현재 미국 스타트업 씬은 일주일에 거의 한 개 꼴로 ChatGPT + a를 구현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글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까지 AI가 뚝딱 뚝딱 만들어내는 새로운 콘텐츠를 기반으로 게임, 마케팅, 교육 등 온갖 산업에서 Generative AI를 접목한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그중 특이하게도 아이비리그 출신 한국인들이 모여 만든 GPT 관련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타깃 시장은 미국이지만, 모두 서울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지난 12월 26일, 크리스마스 연휴를 반납하고 모두 일개미처럼 만들어낸 서비스가 오늘부터 미국에서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나를 제외하고) 모두 석박사생들이다 보니, 스스로 통감하는 '가장 번거롭고 짜증나는 일'을 해결해줄 AI 개발에 몰두했다. 이메일, 광고카피, 소설과 같은 창의적인 글쓰기 보다는 논문과 같이 복잡하고 전문적이고 짜임새 있는 글의 초안을 뚝딱 만들어주는 AI를 원했다. 놀랍게도 이 팀은 그런 AI를 이미 만들었고, 계속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Midjourney AI가 작가의 prompt를 기반으로 생성한 이미지


누군가는 이런 기술을 CNN처럼 '부정행위를 돕는 AI'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글 검색 엔진이 처음 나왔을 때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결국 검색 엔진의 등장은 지식 습득의 방식과 접근성의 판도를 뒤집어 버렸다.


더 많은 지식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졌고, 그 결과 본래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한 전문가의 권력을 상쇄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즉, 동물병원에서 비보험 수술을 받으라고 권했을 때 정말로 그런 수술이 필요한지 아닌지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해보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세상이 됐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논문과 같이 복잡하고 전문적인 글을 생성하는 AI가 어떤 방식으로 지식을 확장할 지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바가 더 크다. 복잡하지만 반복적인 글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무사,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보좌관, 의사와 같은 전문직의 하루 일과에도 결국 보고서와 같이 반복적인 문서 작업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 모든 과정이 더 간략해지고, 좀더 맑은 집중력으로 그 이후의 더 중요한 작업에 몰두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지식의 최전방에서 담론을 이끌어가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직업들이 더 똑똑해지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세상은 분명히 지금보다 더 나은 곳이 되리라고 믿고 싶다.





이 포스트의 본심은 이 마지막 문단이다. 처음부터 반말을 썼으니까, 존댓말을 과감히 생략하고 싶다(쭈굴)


AI가 완성하는 논문 초안이 궁금하다면 https://publishd.ai/로 접속해보길 추천한다.


아직 한국어 요청을 영어 만큼 이해하지 못하지만, 쉬운 한국말로 요청할 경우 바로 전문적인 글이 완성된다. 혹은 파파고를 돌려서 요청해도 된다. 번역투나 간단한 문법 오류 정도는 찰떡같이 알아듣게 훈련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한 글의 초안을 작성하기 위해 Brainstorm 기능을 활용해보자. 몇 분 만에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주제-제목-아웃라인-초안까지 완성된다.


주제 찾기

Publishd가 제안한 5가지 주제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거나 추가로 다른 주제를 찾아봐도 된다.


제목 찾기

그럼 주제에 맞춰 제목을 추천해준다. 마찬가지로 5개 중 하나를 고르거나 새로운 옵션을 계속 요청하면 된다.


아웃라인 잡기

마음에 드는 제목을 누르면 곧바로 글의 구성인 아웃라인이 잡힌다.


초안 작성


마지막으로 아웃라인을 누르면 서론-본론-결론으로 나누어진 에세이 초안이 작성된다. 초안을 완성하고 글의 빈틈을 찾아내 추가 리서치를 진행하면 더욱 풍부한 글을 쓸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있으니 직접 게임 하듯이 사용해보길 추천한다. 조만간 웹사이트의 한국어 로컬라이제이션 작업을 시작할 예정인데, 그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언어의 장벽을 뚫고 자유롭게 Generative AI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2번 파장인 '전문성에 대한 도전' 외에도 다양한 GPT 관련 최신 해외 담론과 정보를 앞으로 차차 공유할 예정이다.



*Publishd 링크: https://publish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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