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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Dec 25. 2022

중국도, 김 부장도 모두 코로나입니다.

중국이 코로나에 걸렸다.


2022.12.7일 중국 정부는 코로나 규제 완화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 상시 PCR검사 폐지
 - 코로나 19 감염자도 집에서 재택치료를 할 수 있도록 허용 

 - 건강 코드를 통한 주민의 이동 통제 해제   

3년 동안 시행해왔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었다.


그 날부터 대재앙이 시작되었다. 김 부장이 근무하는 중국 법인은 지난 3년간 코로나 확진자가 '0'였다. 코로나 규제를 푼 바로 당일, 직원 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매일매일 증가하더니 15일 만에 직원의 30%가 확진되었다. 주재원은 50%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 북경법인과 상해 법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직원의 80%가 감염되었다. 확산속도가 너무 빨랐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하늘에서 뿌리는 것 아니야?"

이런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12월 25일 기준, 중국 인구의 50%가 이미 코로나에 감염되었다는 비공식 통계가 나오고 있다. 왜 비공식 통계인가?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는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 검사 시스템은 이미 붕괴되었다. PCR 검사소가 속속 폐쇄되고 있다. 검사 요원들이 대거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주민들이 몸에 이상을 느껴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면 족히 5~6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검사받기가 어려우니 중국 주민들은 집에서 그냥 버틴다. 올 겨울 100만~2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주민이 병원 앞 코로나 검사 대기줄을 찍은 영상이다.



시장에 약이 없다.


김 부장은 회사 의무실과 방역도 책임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지되면 코로나 대확산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의무실 담당 직원들에게 해열제와 자가진단키트를 미리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미 시장에서는 해열제와 자가진단키트를 구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약국으로 몰려가 비상약품을 사재기했다. 도매상들은 폭리를 취하기 위해 재고를 풀지 않고 있다. 비상약품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시장에 약이 없으니 기묘한 민간요법이 통용된다. 중국 전통 의약품이 부각되기도 한다. 닭고기 수프를 먹으라고도 한다. 특히 최근 중국 사람들은 '황도 통조림'을 사재기하고 있다. 황도 통조림이 중국에서 영양가 높은 식품으로 여겨진다.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민간요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황도 복숭아 통조림은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 되지 않는다”라면서 공식 발표했다. 불안한 중국 주민들은 지금도 시장에서 황도 통조림을 사재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황도



김 부장도 코로나에 걸렸다. 황도를 먹고 있다.

 

몸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CR 검사를 받을 수 없으니 자가 진단키트를 꺼내 들었다. 두 줄이었다. 한 3일 호되게 아팠다. 오한, 몸살, 고열, 근육통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가래가 끓기 시작한다. 사람 몸에서 이런 가래가 나올 수 있을까 싶은 정도다. 


가족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 주재원 숙소에서 격리를 시작했다. 팀원들이 격려를 보내왔다. A직원은 격리 중에 버티라면서 한식을 넣어주었다. B직원은 집에 사두었다는 황도 통조림을 보내왔다. 황도를 꺼내먹는다. 몸이 살짝 좋아지는 것 같다. 황도를 먹어서 몸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의 따뜻한 관심이 고마워서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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