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뷸런스를 타고 싶지 않다.

[6] ambo- (양쪽의)

by 김선

Feb 28. 2022

앰뷸런스에 대한 기억

1995년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앰뷸런스를 타고 중대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그것이 건강한 아버지의 마지막 기억이다. 아버지는 11년을 뇌질환으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2000년대 초반, 술을 마셔야 하는 부서에서 근무했다. 일요일을 빼곤 술자리 약속이 빼곡했다. 항상 한계 주량을 넘어서 술을 마셨다. 술 병(病)을 달고 살았다. 몸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먹은 날은 변기를 붙잡고 잠이 들었다. 계속된 구토를 견디다 못해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두어 번이다.

멕시코에서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위경련으로 멕시코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로 달려갔다. 앰뷸런스를 보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다시는 타고 싶지 않다.

앰뷸런스를 상징하는 뱀 로고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앰뷸런스에 뱀 모양의 로고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앰뷸런스에 있는 뱀 마크는 'caduceus(커듀셔스)‘ 혹은 'kerykeion(케리케이온)'이라고 불린다.

앰뷸런스의 caduceus 로고

구약성경(민수기)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하나님께 불순종할 때 뱀이 나와서 많은 사람들을 물어 죽인다. 지도자인 모세는 하나님께 백성들을 살려달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를 받아 구리로 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올렸다. 사람들이 그 뱀을 보고 살 수 있었다. 이를 구약 성경의 '치유의 사건'이라고 한다. 그래서 서구의 병원 표시가 '장대에 달린 뱀'표시가 된 것이다.

헤르메스의 지팡이

조금 다른 모양으로 지팡이를 뱀이 휘감고 있고 위에 날개가 달린 것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령(傳令)의 신 헤르메스의 지팡이에서 유래한 것이다. 응급처치와 빠른 환자 이송을 뜻한다.

앰뷸런스 글자가 거꾸로?

구급차에는 ambulance 글자가 거꾸로 인쇄되어 있다. 앞에 가는 차가 뒤에 오는 ambulance를 후사경(後射鏡)으로 봤을 때 운전자에게는 거울이 반대로 비치기 때문이다. 빨리 인식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앰뷸런스 = 암불란씨아

환자가 발생하면 출동하는 구급차를 스페인어로 ambulancia 라고 한다. ambulancia는 amb(양쪽 모두) + ul(ur : 달리다) + ancia (명사형 접미어)로 결합된 단어다.

'양쪽 모두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차'라는 의미다.

[라틴어 어원]
ambō 둘 다, 양쪽 다

□ ambos [암보스] : 라틴어 ambo에서 유래했다.

• ambos 양쪽의, 쌍방의 / 양쪽, 양자
ambas manos 양손
a ambos lados del camino 길 양쪽에

□ ambiente [암비엔떼] : amb(양쪽의) + i(ir, 가다) + ente(형용사용 접미어)

-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것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 ambiente 주위의, 주변의 / 환경의 / 공기, 대기
temperatura ambiente 상온(常溫)
ambiente de trabajo 노동 환경
ambiente familiar 가정 환경
medio ambiente 자연 환경, 생활 환경

• ambiental 환경의
hormona ambiental 환경 호르몬
música ambiental 배경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