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즈와 함께 신나는 추리여행(1)

by 드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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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며 말했어요.

“사연은 그렇게 된 것입니다.”

“오, 정말 그렇군요. 대단합니다.”

방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박수를 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범인은 누구인가요? 장재이 탐정님”

재이는 의기양양해 하며 앉아 있는 사람들 주위를 맴돌았어요.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어요.

“범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재이가 구석에 앉아 있는 중년부인을 쳐다보며 소리쳤어요. 범인으로 지목된 부인은 당황한 듯 어쩔 줄 몰라 했어요. 그러나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부인의 얼굴표정이 조금씩 변하더니 붉으락 푸르락 화를 내는게 아니겠어요.

“응? 왜 이렇게 화를 내지? 내 추리가 잘못 되었나? 그런데 이 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게 꼭 우리 담임선생님을 닮았는 걸.”

“재이야, 정신 차려!!”

웅성거리는 주변소리에 잠에서 깬 재이는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범인, 아 아니.. 담임선생님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네, 명탐정 장재이입니다.”

반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들렸어요.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재이는 그제서야 자신이 교실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옆에 앉아있는 짝꿍 주희는 어쩔 줄 몰라하며 곁눈질을 했어요.

“너처럼 잠꾸러기인 명탐정도 있을까 봐. 어서 나가서 세수하고 들어오렴.”

“네, 선생님”

재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화장실로 향했어요. 여기는 서울에 있는 가람초등학교 4학년 2반 교실이에요. 선생님께 혼이 난 친구가 바로 이 동화의 주인공 장재이군이랍니다. 비록 잠꾸러기 사고뭉치이긴 하지만 재이는 마치 셜록홈즈와 같은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명석한 친구에요. 재이가 세수를 하고 교실로 돌아오자 선생님은 다시 책을 펼쳐 드셨어요.

“자, 재이도 돌아왔으니 다시 수업을 시작해 볼까.”

“네,”

졸린 듯 힘없이 대답하는 아이들의 눈치를 확인한 선생님은 들고 있던 교과서를 덮으며 말씀하셨어요.

“그래, 너희들이 지루해 하는 것 같아서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만 할게. 대신 내가 퀴즈를 하나 낼 테니까 다들 맞춰보렴. 어디 명탐정 재이 실력을 한 번 볼까? 어때? 재이야.”

선생님은 재이를 쳐다보며 말씀하셨어요. 재이는 추리퀴즈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신이 났어요.

“네, 좋아요. 선생님.”

“지금 내는 문제는 정말 간단하게 생각하면 되는 거란다. 자, 그럼 문제를 낼게. 한국인 학생 3명이 프랑스로 유학을 갔단다. 어느 날, 그 세 학생들이 밥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갔어. 그런데 메뉴판에 적힌 글을 A밖에 읽을 수가 없는 거야. 왜냐하면 A학생만 프랑스어를 할 수 있었거든. B학생은 영어와 일본어, C학생은 독일어와 중국어를 할 수 있었지만 프랑스어는 전혀 하지 못했단다. 자, 과연 A학생은 어떻게 B와 C학생에게 메뉴판의 글을 설명해 줄 수 있었을까?”


친구들은 곰곰이 생각했어요. 주희 역시 골똘히 생각했지만 도통 정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맨 앞줄에 앉아 있던 태성이가 손을 들고 선생님께 물었어요.

“선생님, 그럼 A학생은 영어도 할 수 있는 건가요?”

선생님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셨어요.

“글쎄 아마 할 수 있을 걸”

“그럼.. A학생이 B에게 영어로 설명을 해 주고.. B학생이 다시.. 아.. 모르겠네.”

한참의 시간이 지나자 선생님이 재이를 쳐다보며 말씀하셨어요.

“재이 표정을 보니까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어디 우리 학교 명탐정이 답을 한번 말해 볼까?”

재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일어나 친구들을 쳐다보며 말했어요.

“얘들아, 이 문제는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기만 하면 쉽게 풀 수 있어. 학생들이 여러 가지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어. 선생님이 처음에 ‘한국인 유학생’이라고 말씀하셨잖아. 그러니까 그냥 한국어로 설명을 하면 되는 거지.”

잠시 생각하던 반친구들은 그제서야 무릎을 탁 하고 쳤어요.

“아, 그렇구나.”

선생님은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역시 소문대로 재이가 정말 똑똑한 걸. 어때? 답을 듣고 나니까 허탈하지? 맞아, 사람들은 가끔 주어진 정보에 너무 빠지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못 보고 지나치는 수가 있거든. 이번 문제 역시 세 학생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를 생각하다 보면 정작 그들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게 된단다. 추리라는 건 가장 기본적인 것을 먼저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게 아니야.”

선생님의 칭찬을 들은 재이는 괜히 머쓱해졌어요. 재이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주희를 쳐다보며 머리를 긁적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