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즈와 함께 신나는 추리여행(10)

by 드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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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와 주희의 얼굴에 밤이슬이 떨어졌어요.

“으..음.”

정신을 차린 재이는 이곳이 자신들을 홈즈에게로 안내했던 바로 그 동굴안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재이는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그런데 동굴벽면에는 아까까지 있었던 그림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어요.

“주희야, 이것 봐. 그림이 사라졌어.”

뒤늦게 깨어난 주희가 벽면을 쳐다 보았어요.

“정말이네. 정말 사라졌어.”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림조각이 또 재이의 발밑에 놓여 있었어요. 재이는 얼른 그림조각을 주워 들었어요.

“분명히 홈즈가 액자속에 끼어 넣었는데.. 왜 여기 있는 걸까?”

그 때 저 멀리서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아무래도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는 자신들을 한참 찾아다니신 모양이에요.

“재이야~~, 주희야~~”

재이와 주희는 부모님의 품안으로 힘차게 달려갔어요.

“엄마, 아빠. 저희 여기 있어요.”

“여기 있었구나. 대체 너희들 어떻게 된 거야? 한참을 찾았잖아.”

부모님은 화를 내셨지만 이내 안도하듯 큰 숨을 내쉬었어요.

“죄송해요. 산속에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어요.”

“그래, 다시 돌아 왔으니까 됐다. 어디 다친 데는 없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

얼마나 애를 태웠을까요. 부모님은 자식을 찾았다는 기쁨에 눈물까지 보이며 환히 웃으셨어요. 그러나 재이와 주희의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가 않았어요. 홈즈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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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재이와 주희는 다시 산속 동굴을 찾아 갔어요. 둘은 동굴안으로 비치는 햇빛을 따라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지만 동굴안은 고요하고 적막하기만 했어요. 게다가 전날 보았던 암호문도, 집을 짓고 있던 거미도 모두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어요.

“전부 다 사라졌어. 재이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우리가 꿈을 꾼 건가?”

한참 동굴 안을 둘러보던 재이가 말했어요.

“이상해. 그림액자가 사라진 것도 문제지만.. 그것보다.. 여기, 어제 왔던 그 동굴이 아닌 것 같아.”


어제 왔던 동굴이 아니라니.. 재이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재이는 동굴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나 봐요. 왜 그럴까요?

“응? 뭐라고?”

“이상하지 않아? 어제는 그렇게 어두웠는데 지금은 햇빛이 환하게 동굴안을 비추고 있잖아.”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러네. 어제도 분명 화창한 날씨였는데.”

“그리고 어쩜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지. 어제는 분명 바람소리와 풀벌레소리 때문에 엄청 시끄러웠는데.”

“아, 정말...”

“어젯밤, 중요한 일이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는 거지.”

“재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주희가 되묻자 재이는 웃으며 대답했어요.

“소설속에서 홈즈가 한 말이야. 분명 있어야 할 곳에서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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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는 가만히 왓슨의 얘기만 듣고 있었어요. 왓슨은 들뜬 사람처럼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거든요.

“정말이라니까. 홈즈. 내가 보고 온 세상은 지금이랑은 정말 달랐어. 북적북적하고 엄청 복잡했네. 밤에도 불빛이 가득했고 차들도 쌩쌩 달리고 있었네. 홈즈, 내 말을 못 믿는 건 아니겠지?”

가만히 듣고 있던 홈즈가 살며시 웃으며 대답했어요.

“아니네, 당연히 믿네. 내가 자네를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나?”

홈즈는 창밖을 바라보며 재이와 주희를 생각했어요.

“그 녀석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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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와 주희의 학교생활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재이뿐 아니라 주희의 추리력 또한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거에요. 어느날 수업시간이 끝나자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자, 여러분 지금부터 추리퀴즈를 하나 낼 거에요. 누가 맞춰 볼까요?”


담임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퀴즈를 내 주셨어요.

0보다 5가 세고 5보다 2가 세며 2보다는 0이 센 이것은 과연 무엇일까?”

(힌트: 여러분도 지금 바로 손을 펼쳐 보세요. 0도 5도 2도 손가락으로 표현할 수 있답니다.)


재이와 주희의 머릿속에 홈즈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는 것 같았어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숫자를 손으로 직접 표현해 봐도 된단다. 그건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

재이는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숫자를 표현했어요. 손을 가득 펼쳐 5를 표현하고 손가락 2개로 브이를 표시하기도 했어요. 옆에 있는 주희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리고는 답을 알았다는 듯 둘은 동시에 손을 들었어요.

“선생님, 정답은 가위바위보에요. 여기서 말한 숫자는 손가락 개수를 말하는 것이니까요. 숫자 5는 보를 뜻하는 것이고 2는 가위, 0은 바위를 뜻하는 것이에요.”

친구들은 재이와 주희의 추리력에 감탄했어요.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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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뎅뎅~ 수업시간이 끝나자 친구들은 삼삼오오 모여 놀이를 하거나 제각기 집으로 향했어요. 재이와 주희의 하교길 역시 언제나 그렇듯 함께였어요. 집으로 가는 길.. 무엇 때문일까요. 갑자기 재이의 얼굴에 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셨어요. 먼 발치 골목끝에서 무언가가 반짝이고 있었거든요.

“주희야, 저기서 뭔가가 반짝있는 것 같지 않았어?”

“응. 나도 봤어.”

재이와 주희는 손으로 빛을 가리며 조심스럽게 골목안으로 들어갔어요. 골목 막다른 길 벽면에 다다르자 둘은 깜짝 놀랐어요. 동굴안에서, 그리고 루팡의 은신처에서 본 그림액자가 이 곳에 걸려 있지 않겠어요. 재이는 항상 품에 지니고 다니던 그림조각을 꺼내 들었어요.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 재이와 주희는 한 사람의 얼굴이 머릿속에 바로 떠올랐답니다.

“셜록 홈즈!!”

“주희야, 우리 만나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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