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으악!!”
갑자기 어디선가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어요.
“레스트레이드 경감님 목소리에요.”
주희가 외쳤어요.
“경감님!!”
홈즈일행은 급히 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어요. 복도 막다른 곳에 방문이 하나 보였어요.
“홈즈, 이 방이에요. 여기서 소리가 들렸어요,”
홈즈는 얼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아니나 다를까. 방안에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바닥에 쓰려져 있었어요.
“홈즈씨. 루팡, 루팡입니다. 그 녀석이 갑자기 제 앞에 나타나더니 저를 쓰러트리고 저 창문밖으로 뛰쳐 나가 버렸습니다. 내가 잡을 수 있었는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러셨군요. 큰일날 뻔 하셨습니다.”
홈즈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을 부축하여 일으켜 세웠어요. 그리고는 깨진 창문앞으로 다가가 한동안 말없이 창문 주변을 살펴보았어요. 재이와 주희도 홈즈의 옆으로 다가갔답니다. 깨진 유리 조각은 방안에 가득 떨어져 있었지만 창문 바깥쪽에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얘들아. 이 창문의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겠니?”
“이상한 점이요?”
“그래, 아까 하워드씨의 집에서 본 유리창문과 비교해서 생각해 보렴.”
재이와 주희는 하워드아저씨집에서 본 깨진 창문을 떠올렸어요. 그리고는 뭔가를 알아챈 듯 동시에 소리쳤어요.
“알았어요. 알았어!! 홈즈 말대로 이 창문은 정말 이상해요.”
홈즈일행은 과연 무엇 때문에 창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을까요?
홈즈는 레스트레이드경감에게 천천히 다가가 말했어요.
“레스트레이드 경감님, 거짓말을 하셨군요.”
“네? 홈즈씨,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레스트레이드경감은 홈즈의 추궁에 당황했어요.
“경감님은 루팡이 이 창문을 깨고 밖으로 도망을 갔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창문 유리조각들은 모두 밖에서 발견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 이 창문의 유리조각들은 전부 방안쪽에만 가득하지 않습니까? 창문은 누군가가 바깥에서 깨트린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경감님의 비명 소리는 생생하게 들렸지만 유리 깨지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 창문은 이미 깨어져 있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홈즈가 단호한 말투로 이야기했어요.
“그렇구나. 비명소리는 들렸지만 창문 깨지는 소리는 들리지가 않았어. 그런데 왜 그런 거짓말을 하신 거에요?”
재이와 주희는 레스트레이드경감을 쳐다보았어요.
“그건, 바로 당신이 루팡이기 때문이지요. 안 그렇습니까?”
갑작스런 홈즈의 말에 재이와 주희는 깜짝 놀랐어요.
“레스트레이드경감님이 루팡이라구요?”
“하하. 유리 조각이라... 이런 실수를 하다니.”
레스트레이드경감의 모습이 눈깜짝할 새 바뀌어 버렸어요. 높은 실크 모자를 쓰고 검은 망토를 둘렀어요. 루팡!! 루팡의 원래 모습이었어요.
“아직 남아 있는 퀴즈가 많았는데요. 명탐정 홈즈의 명추리를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만 여기에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루팡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안은 순간 암흑으로 변했어요.
“앗, 어떻게 된 거지? 불이 다 꺼졌어.”
재이와 주희는 불을 켜기 위해 방안 구석구석 스위치를 찾아다녔어요.
“루팡, 루팡은 어디 갔지? 루팡을 잡아야 하는데.”
다행히 불은 바로 다시 켜졌지만 루팡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온데간데 없었어요.
“이번에는 정말 사라져 버린 것 같구나.”
홈즈가 말했어요.
“그럼, 우린 정말 이 곳에 갇혀 버린 걸까요?”
“아니야, 그렇지 않단다. 루팡이 도둑이긴 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니까. 어서 거실로 다시 나가보자. 분명 아까 퀴즈에 적혀 있는 대로 새로운 문이 생겨날 거야.”
13
거실에 나오자마자 아까는 멈춰있던 괘종시계가 ‘뎅’하는 소리와 함께 12시를 가리켰어요. 재이와 주희는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거실 한복판에 새로운 문이 나타났거든요. 문앞으로 다가가는 순간 재이와 주희는 뭔가 낯설지 않은 기운을 느꼈어요.
“이 그림!!”
둘은 동시에 외쳤어요. 문에 재이와 주희가 산속 동굴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그림액자가 걸려 있는게 아니겠어요.
“어떻게 이 그림이 여기에 있는 걸까?”
재이와 주희는 영문도 모른채 서로의 얼굴만 쳐다 보았어요. 그림 액자옆에는 편지가 붙어 있었어요. 홈즈는 조심스럽게 편지를 읽었어요.
“홈즈씨, 제가 레스트레이드 경감으로 변장해서 보물을 감추는 현장을 그만 왓슨박사에게 들켜 버렸지 뭡니까. 그래서 이 문 뒤에 왓슨박사를 잠시 재워 놓았습니다. 신변에는 아무 이상이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꼬마친구들. 잠시동안이지만 함께 해서 정말 즐거웠단다. 나를 나쁜 사람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럼 모두 안녕히~ 루팡.”
“적이지만, 대단한 사람인 걸.”
홈즈는 강한 적수를 만났다는 생각에 흡족한 모양이었어요.
“자, 그럼 이제 문을 열어 볼까?”
“저기, 홈즈..”
재이는 머뭇거리며 홈즈에게 말했어요.
“응? 재이야. 왜 그러니?”
재이는 그림을 다시 쳐다 보았어요. 왠지 저 문을 열고 나면 홈즈와 작별을 하게 될 것만 같았거든요. 재이와 주희는 홈즈의 품에 와락 안겼어요.
“허허, 얘들이 갑자기 왜 이러지? 걱정마라. 얘들아. 이 문만 열면 이 곳에서 빠져 나갈 수 있을 테니까.”
재이와 주희의 마음은 그게 아니에요. 재이는 사람의 마음까지 꿰뚫어 본다는 홈즈가 자신들의 마음은 알지 못하는 것 같아 괜히 야속했어요. 홈즈는 문 손잡이를 힘차게 잡아 당겼어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요. 문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홈즈는 문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다시 한번 자세히 쳐다보았어요.
“역시 그랬군. 아무래도 이 문을 여는 비밀열쇠가 필요할 것 같구나. 그림퍼즐의 한 조각이 비어 있단다. 저 마지막 조각을 같이 찾아 볼까.”
순간 재이는 동굴에서 발견한 그림조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재이는 호주머니에서 그림조각을 꺼내어 홈즈에게 건네 주었어요.
“홈즈, 여기 있어요. 이 그림조각이 비밀열쇠인 것 같아요.”
홈즈는 놀라며 그림조각을 받아 들었어요.
“이것을 어디서 찾아낸 거니?”
“주희와 제가 아까 발견한 거에요. 단서가 될 것 같아서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래?”
홈즈는 기특한 듯 재이와 주희를 번갈아 쳐다보았어요.
“재이와 주희는 이제 정말 명탐정이 다 되었구나.”
“그럼요. 누가 스승인데요.”
재이와 주희는 홈즈를 자랑스럽게 쳐다보았어요. 웃고 있지만 자신들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홈즈는 재이가 건네준 그림조각을 액자속 비어 있는 곳에 조심스레 끼어 넣었어요. 그림조각은 빈 칸에 딱 들어 맞았어요. 그러자 갑자기 화아아악! 소리와 함께 그림 속에서 빛이 솟구쳐 올랐어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이지?”
그 때만큼은 홈즈도 놀란 것 같았어요.
“으아아아악~”
재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요. 처음 이 곳에 왔던 것처럼 자신의 몸이 점점 그림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거든요. 곧이어 주희도 그림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놀란 홈즈가 재이와 주희를 붙잡기 위해 손을 뻗었어요. 그러나 홈즈가 미처 손을 잡기도 전에 재이와 주희는 깜쪽같이 그림안으로 사라져 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