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우고 알고 경험했다고 자부했던 모든 것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요가와 명상수련으로 일미를 맛보기도 했고 요가는 마음의 동요를 잠재우는 것이라는 요가수트라의 말처럼 한동안 그런 듯 보이기도 했고 의지가 아닌 상태가 변형하여 나빠지려야 그럴 수 없는 상태인 건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건 부부 관계라는 인연 속에서 대단한 착각이었음을 알아차렸고 육아를 하는 시간 속에서 입을 꿰매고 싶다고 생각했다.
순수의 상태에 놓인 자신이 우주만물과 합일되는 것이 당연한 삶이 되어 무위자연을 경험하며 살고 싶다던 내 원대한 소망은 순수악만 남아 바락바락 부부싸움을 하는 내 모습들로써 사그라져버렸다.
시장바닥의 진흙탕에서 나뒹굴고 있는 것 같은 심정이다. 어쩌자고 잘되는 요가원을 정리하고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에 와서 세수도 못하고 복대와 손목아대를 하고 어린이집 등원을 하고있나? 맨발 걷기를 하며 산과 들을 거닐며 종종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던 나는 서울에 온 뒤로 그렇게 좋아하는 사우나는 친정에 가야 갈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불평불만들이 그렇듯 작고 사소한 것들이 엉켜버려 선후를 알기도 어려워졌다.
그러다가도 여성의 삶과 고민에 대해 아주 깊게 공감하고 있는 시기를 경험하고 있는 중인 건가. 싶기도 하다. 그전엔 아쉬울 것 없이 나하나 잘 챙겨서 살아가는데 충분했으니 유부녀의 삶과 육아의 고뇌는 별스럽지 않게 자신했었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을 것이고 눈만 떠도 미운 이 집도 내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려 부단히 애를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결국 내 에너지의 부족이고 순환되지 않음이고 가꾸지 못한 탓이다.라고 우뇌가 얘기하는 듯하다. 이럴 때는 놓아야 한다. 고도,
잘하려는 마음도 바로잡으려는 의지도 모두 놓아야 한다. 사방에서 저항에 부딪힐 때는 힘을 써봤자 기운만 소진된다. 당분간은 그래야겠다. 나의 세계관이 현실과 삐그덕 거린다는 것은 무언가 맞지 않다는 시그널, 가만히 손에 힘을 빼고 바라보아야겠다.
나의 세계가 철저히 부서지고 나면 새로움이 다시 자라난다는 것을 몇차례 경험했었다. 지금 내가 할일은 아이러니하게도 하고자함이 없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풀은 스스로 자라고 봄은 애쓰지 않아도 찾아온다는 구절이 떠오르는 밤이다.
과거로부터 날아온 playlist -수민 깨어나!
우리의 꿈- 원피스 ost
그대에게- 신해철
die with a smile- lady gaga & bruno mars
speechless- 알라딘 ost
viva la vida- cold play
come out and play-billie ei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