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40개월 둘째가 16개월, 물론 지쳐 쓰러지는 날이 더 많다. 아이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는 또 달랐다. 하나 일 때는 얼른 재우고 집정리를 했지만 둘인 지금은 아이가 깨어있을 때 동시에 집안일을 할 수 있게 미니멀한 집을 만들어 버렸다. 걸리적거리거나 불필요하거나 관리하는데 에너지가 더 많이 들어간다 싶으면 가차 없이 정리했다. 내 에너지의 총량을 늘릴 필요도 있었지만 있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게 우선 이었다.
요가를 한 것이 가장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산후였다. 무너진 몸과 마음을 돌보는 데는 요가만 한 게 없었다. 아니 내가 아는 게 요가가 다이기도 하다. 머리로만 알던 것을 체감하는 시간인 것 같기도 하다. 집안일과 육아를 헤쳐나가는데 총력을 쏟았기에 요가수련을 따로 할만한 시간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졌다. 다만 쪼개고 쪼갠 시간들을 나를 돌보는데 쓰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꿀물이나 소금물을 마시는데 캐모마일이나 마차, 수유가 끝난 요즘은 보이차를 마시기도 한다.
-배가 고픈데 아이들을 챙기느라 허기질 땐(이때 진짜 난감하다ㅠㅠ) 얼른 버터와 꿀을 같이 먹는데 꽤나 든든하다.
-임신 이후로 소화기능이 너무 떨어져 소화효소는 꼭 챙기는 편이다. 임신 중에는 감식초를 태워 식사 때 마셨더니 그나마 살 것 같았다. 동치미가 당기는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아 그리고 비타민 C! 섭취량을 서서히 늘리며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어린이집 등원 때는 걸어가고 계단 이용을 하려 한다. 정말 운동량이 너무너무 적어져서 이렇게라도 햇볕을 보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둘째를 유모차에 태우고 첫째와 어린이집 간다는 얘기에 신랑은 왜 차를 타지 않냐며 했지만 내 몸을 위해서다. 그리고 요즘은 식세기를 세워두고 설거지를 직접 한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 손목이 조금 나아져서 설거지 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기도 하고 소화도 시킬 겸!
-젠링과 마사지볼, 폼롤러는 항상 보이는 곳에 두고 손 닿는 곳에 두려 한다. 어깨가 결리고 허리가 아파도 쉽게 한의원이나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가 쉽지 않기에 바로바로 풀어줘야 한다. 그래도 아프다.
-찜질팩, 결혼 전에 까만 콩과 곡물로 만든 곡물 주머니를 음양오행섭생법을 배웠던 생식원에서 만들었는데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다. 전자레인지에 4분만 돌리면 따끈한 열기가 꽤 오래가기도 하고 콩과 곡물이라 몸에 착감기는 맛이 있어 일반찜질팩 보다 훨씬 유연하게 쓸 수 있다.
-다이어리, 아주 작은 다이어리를 십여 년째 쓰고 있는데 휴대폰에 적으면 그만일 수도 있지만 내가 직접 적고 그것을 복기하며 스스로와 대화하는 소중한 순간이다. to do리스트만 있으면 일정표가 되어버리니, 되도록이면 월단위로 이달에 하고 싶은 것들을 먼저 적어 힘을 싣고 해야 할 것들은 가볍게 적는 편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개운한 샤워시간, 정말 혼자 있는 시간은 이 시간뿐이다. 가끔 이 시간도 함께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고작 몇 분의 시간이지만 좋아하는 향과 질감으로 채우고 나면 살 것 같다는 말이 그냥 나온다.
-단전호흡, 아이들 리듬에 맞추다 보면 어느새 헐떡이게 된다. 그러다 아이들이 잠들 때의 볼록한 배를 보며 나도 함께 복부로 호흡을 이끌고 조금 더 나아가 단전으로 몇 분이라도 호흡하려 한다. 의식하지 않으면 호흡도 얕아지기 쉬워진다.
-그리고 생각, 어떻게 하면 잘 살까? 우선순위는 무엇이지? 그럼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자기 전에도 따뜻한 물이나 소금물, 캐모마일 정도를 마시고 잔다.
-마사지바로 간단히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도 한다. 아로마오일이나 러시의 마사지바를 쓴다.
누구도 묻지 않았지만 내가 잊어버릴까 봐 쓰는 돌봄 레시피이다. 사실 임신 출산 육아 전에는 크게 아픈 곳이 없기도 했고 아프면 바로 움직여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기에 더 잘 살피게 된다. 몇 년간 통증을 달고 있으면서 느낀 건, 아프면 슬퍼지기 쉽구나. 였다. 그리고 결국 나를 돌보는 힘이 아이들을 돌보게 되니 건강해야만 하다. 건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