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서 불편함을 찾아 다시 익숙해질때까지
한책한문장한생각
#신해철사망십주기 #내가하고싶을것을하겠다 #그러기위해책임과의무를다하겠다 #밝은꿈을꾼아침처럼 #고명재 #우리가키스할때눈을감는건
“내 음반 1, 2집이 성공했다. 지난 빚은 갚았다. 이제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마왕 신해철은 넥스트NEXT 음악 밴드를 결성하고 자신만의 음악과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독서광이었고 사색왕이었던 그는 매번 불편함을 찾아 나섭니다. 그것이 익숙해질 때까지 노력하고 다시 그 익숙함에서 불편함을 찾았지요. 그에게 불편함은 새로움이었습니다.
십 년 전 10월의 어느 멋진 날, 저는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사흘 밤낮을 울었습니다. 친구와 만나 그의 음악을 들으며 「이제 안녕」을 고했습니다. 우리는 가끔 만나 신해철 음악을 듣습니다. 더는 울지 않습니다.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의 음악을 무덤덤하게 들으며, 그가 남긴 말들을 유튜브에서 다시 듣기 버튼을 누룰 뿐입니다.
제 삶의 일부였던 그의 화두는 익숙해졌습니다. 그의 말이 신선해서 새로워서 종이에 받아적고 나라면 물음표를 던졌던 그때와 나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살아갑니다. 이제 조금은 「It’s alright.」 정도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전공을 철학과로 갈까 생각할 만큼 나에게 신해철의 생각과 행동과 말은 나에게 일부 철학이었습니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십 년이 지났습니다. 2주 전 그의 사망 십 주기를 기념해 곳곳에서 그를 추모했습니다. 그를 추억하며 그의 음악으로 또 울고 웃었습니다. 그의 죽음이 이제 익숙해졌고 우리는 또 살아갑니다. 그의 노래 제목처럼 「일상으로의 초대」되어 또 하루 손님이 되어 주인처럼 살고자 노력합니다.
우리는 살고 싶은 대로 살기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에 살기 위해 일해야 합니다. 힘들고 더러운 곳일지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나쁜 상황과 악연을 만날지라도. 우리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좋은 책을 읽어야 합니다. 어렵고 지루할지라도 참고 말입니다.
오늘 아침 눈을 뜨고 머리맡에 둔 시집을 읽었습니다. 요즘 내 뻔한 아침 루틴에 끼어든 새로움입니다. 봄에 들인 고명재 시인의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가을에 다시 꺼냈습니다. 제 삶이 각박해서 여유가 없어서 일부러 시집을 꺼내 읽었습니다. 숨 고르기가 될까 싶어서. 그가 책에 써놓은 인사말을 읽어봅니다. “김선하님께, 밝은 꿈을 꾼 아침처럼.”
오늘 아침 글을 쓰고 침대로 들어가 시를 읽다가 다시 아침잠을 잘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밝은 꿈을 꾸고 다시 일어나겠습니다. 읽는 동안 모험하고 성장하고. 눈 뜨는 동안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결국 자유로워지겠습니다.
#매일아침책과강연아침강연을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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