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옆에도 천사가 삽니까?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그 한 마디

by 퀸스드림

“죄송합니다. 작가님의 글 솜씨와 기획력은 뛰어나시나 우리 회사와의 콘셉트와는 맞지 않아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나는 이런 메일을 꽤 많이 받았다. 그나마 이런 메일을 보내주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이런 메일조차 내게 보내주지 않고 씹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 이런 메일을 받으면 괜찮았다. “괜찮아~ 글 솜씨는 좋대잖아. 그래도 기획력은 인정해 주는 거겠지”하며 나름 좋게 해석해서 나 자신을 토닥토닥거릴 줄도 알았다.



그런데 내 정신건강이 좋지 않을 때면 그날은 우울모드에 빠지기도 한다. “차라리 그냥 무시해 버리지. 뭘 이런 메일까지 보내고 그러냐!!”하며 괜히 자기 일을 열심히 한 사람을 원망하기도 한다.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데, 이런 떨어짐의 메일은 익숙해지지도 않는다. 나는 수도 없이 떨어져 봤다. 책을 쓰고 기획서를 보내면서도 숫하게 떨어져 봤고, 그 외 여성벤처 도전 등에서도 참 많이 떨어졌다. 너무나 많이 떨어져서 세다가 잊어버린 적이 더 많다.



천만다행이다. 내 머리가 좋지 않아서... 그리고 성격이 그렇게 꼼꼼하지 않아서... 만약 내가 꼼꼼한 성격에 머리까지 좋았다면 끝도 없이 좌절했을 것 같다. 다행히 나는 좋지 않은 기억력 덕분에 안 좋은 일은 빨리 잊어버린다. 아마 그래서 내가 그다음에 도전하는 게 가능한 것 같다. 단점이 있다면 좋은 일도 빨리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내 머릿속 용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지난 일 중 나에게 있어서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일들을 빨리 잊어버리는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또 한 번 떨어짐을 경험했다. 작년에 쓴 책이 세종 도서 선정에 떨어진 것이다. 절친에게 “나 세종 도서 떨어졌어.”라는 카톡을 보내는데 속이 쓰린다. 나를 잘 아는 지인은 워낙 이런 카톡을 많이 보내서 그런지 무덤덤하다. 위로해 주는 답도 아니고, 다음을 응원해 주는 답문도 아니었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책은 잘 되고 있어?”



어쩌면 나를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 위로해 주거나 같이 속상해 주는 것보다 앞으로의 일, 내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일들을 꺼내면서 나의 생각 전환을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나는 앞에서 떨어져서 속상한 마음은 잊은 채, 내가 쓰고 싶은 글에 대해서 그 친구에게 주절주절 이야기하듯 나의 생각들을 털어놓게 된다. 그러다 또다시 떨어진 것이 생각나서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나 또 떨어졌다니까!!”이라며 앙탈을 부렸다.

“그래도 너는 또 할 거잖아.”



친구의 이 한마디에 나는 잠시 그 글을 멍하니 보게 되었다. 그 친구의 말이 맞았다. 떨어지면 나는 잠시 주춤하다가 또 일어나서 다시 했다. 첫 번째 쓴 책도 85번이나 떨어지고 86번째 연락 온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두 번째 책도 공모전에 도전했다가 떨어졌는데 결국 다른 출판사와 계약을 맺게 돼서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며 “대단하다”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정작 나를 잘 아는 사람들.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며 “에그.. 인생 왜 이렇게 힘들게 사니?”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에, 7살 어린 딸이 있는 엄마이다. 지금 이 두 가지 일만으로도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꽉 채워지는데, 글을 쓴다는 이유만으로 밤잠 안자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리고 “내 인생에 다시없을 일년살기”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나와 같이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을 사랑하는 여성들을 위한 모임을 4년 차 운영 중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왜 내게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왜 나는 인생을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걸까?”





발레리나 강수진은 가냘프고 예쁜 얼굴과는 반대로 상처투성이다 못해 힘든 고통을 겪은 흔적이 가득한 발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발만 봐도 얼마나 노력하며 살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 그녀가 발레를 멈출 수 없었던 것은 발레를 할 때 가장 ‘나답다’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의 책에서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나 또한 100% 공감했다. 어떤 느낌으로 말했는지 정확하게 알것 같았다.



나 또한 계속해서 도전하고 일 벌이면서 사는 이유는 그게 나이기 때문이다. 무언가 주어진 것에 만족하기보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고 싶고, 지금 내가 처한 환경을 바꿔보고 싶기 때문에, 떨어지고, 넘어지더라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좌절의 기회도 많다. 상처 받는 일도 많고, 이해해 주는 가까운 사람들이 없기에 늘 외로웠다.



그런데 가끔 신은 내 주변에 천사를 통해 음성을 들려준다. 어느 날 7살 딸이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라는 질문에 당황했었다. "글세..." 그런 나에게 딸은 언젠가 내가 딸에게 해 준 말을 그대로 내게 해 주었다. " 엄마! 엄마는 나한테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면서 엄마는 왜 그래? 괜찮아. 지금 정하지 않아도 돼. 그냥 엄마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그때 가서 결정해도 늦지 않아. 나도 엄마가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어. 엄마가 행복하다면 어떤 일을 해도 상관없어."



츤데레 같지만 무심한 듯 나에게 정확하게 던지는 친구의 한마디 하며, 가끔씩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딸의 한마디. 내가 정말로 듣고 싶어 한 위로의 말들을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에게 들을 때 가끔 내 주변에 진짜 천사가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정말 그 사람들의 한 마디에 힘이 나서 다시 일어설 기운을 차리는 것 같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했던 캔디에게는 테리우스라는 천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생 자처해서 힘들게 사는 나에게도 신은 가끔 천사를 보내준다. 그래서 신은 공평하다고 하는가 보다. "외로워도 슬퍼도 좌절할 만큼 힘든 일이 생겨도 나에게 다가올 천사를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캔디처럼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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