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감사하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 신의 한 수였다.

by 퀸스드림

나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이다. 해야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게 다 잘 안 된다. 그래서 너무 속상하다. 늘 걱정을 가불 하며 살고 있다.



이제 그만하면 되지 않아? 해도 나는 만족이 안 된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지도 모르게 달려왔다. 조금만 더 가면, 지금 이 상황만 벗어나면... 나에게는 항상 이런 단서가 붙었다. 늘 지금보다 나은 상황들이 있을 거라며 그것을 기대하며 살았다. 그래서 더더욱 뭐든 열심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도 이 정도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비참 해졌겠어... 이렇게 말하며 스스로를 닦달하며 살았다. 하는 일들이 많았으니 그만큼 실패의 경험도 많았다. 그때마다 속상해했고,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나를 힘들게 했던 나날들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두었을 때가 내가 쉴 수 있었던 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어떻게 육아가 휴식이 되냐!!”며 지금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한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았었다. 늘 몇 가지 일들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육아라는 한 가지 일을 하는 내게는 그것이 휴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사람이 휴식을 휴식처럼 받아들여야 하는데, 늘 정신없이 살던 내가 한가해지니 이상한 생각이 든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잡생각이 슬금슬금 몰려들면서 우울해지기도 하고, 인생 자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경험도 하게 되었다.


‘아!!!! 진짜!!!!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구나!!!’



만약 내 뜻대로 였다면 나는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았을 것이다. 20살 이후로 한 번도 돈을 안 번다는 건 생각도 해 보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하려면 당연히 내가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쉬어 본 적이 없었다. 아이를 낳아도 당연히 누군가가 봐줄 것이고 나는 계속 워킹맘으로 살아야겠다는 것을 한 번도 의심해 보지 않았다.



하지만 늘 신은 나와 반대의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내가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게 된 것도 나의 뜻이 아니었다. 사장님이 내게 해 주신 말씀 중 하나도 “바쁘게 살지 말고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가져라"라는 말씀이 있다. 바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사는 것이 좋다는 말씀이었다.



아마도 이때 가장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도 겪었었고 그로 인해 많은 생각들을 하며 살았다.





그런데 또 신은 나와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내년에 커리어 코치로서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전문 코칭센터를 오픈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자격도 갖추고 그쪽의 사람들과도 연을 만들어 나갔다. 그런데 모든 상황들이 나를 다시 회사로 내 몰았다. 물론 돈의 역할이 가장 컸다. 내가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또 발생했기 때문에 울면서 선택한 길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신의 한 수였다.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로 인해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강의하는 강사, 프리랜서, 대학교수들도 힘든 상황들을 겪어야만 했다. 만약 내가 내 고집으로 강남에 사무실을 오픈했다면 나는 지금 빚에 허덕이고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을 모을 수가 없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고정비로만 큰돈이 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분명 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 같다.



정말 인생을 잘 모르겠다.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지 않나, 내가 그렇게 원했던 길이었고, 진짜 가고 싶었던 그 길에서 방향을 틀었던 것이 지금 훨씬 더 좋은 결과들을 보고 있다. 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내가 배운 코칭 기법을 통해서 사람들과 좋은 관계 속에서 사회생활을 즐기고 있다.



예전처럼 힘주고 다니지 않아도,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예전처럼 욕심내며 살지도 않고, 모든 것을 다 들고 있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랬더니 사회생활 자체가 편안해졌다.



빨강 머리 앤이 말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한 것이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멋지다고... 괴로운 일이 지나가면 그만큼 멋진 일들이 기다린다고... 뒤돌아보면 내 인생이 그랬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지만, 그 일들이 지나가고 잘 견디다 보니 그보다 좋은 일들이 내게도 다가왔다.



그 누가 알았을까? 내가 다시 그전 회사로 돌아오고, 그전 사람들과 지내면서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로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감사하다. 이 글이 또 나에게 어떤 좋을 일들을 가져다줄지 모르겠지만 그런 설렘을 갖게 해 줘서 내 인생은 오늘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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