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처음에는 딸에게 쓰는 편지였습니다. 그때그때마다 딸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을 적었는데 적다보니 딸에게 해 주고 픈 말도 있었지만, 점점 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적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힘들 때마다 삶을 복기하는 마음으로 써 나갔습니다. 어느 날은 눈물을 흘리며 쓰기도 했습니다.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생기는지… 한편으로는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다 써놓고 보니까 제 자신에게 ‘잘 살았다!’라는 말도 해 주고 싶었습니다.
딸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은 기쁠 때나 좋은 일이 있을 때보다 슬프거나 마음이 아플 때, 진짜 힘들었을 때 해 주고 싶은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기쁘고 좋은 일들이 있을 때는 주변의 사람들이라든지 친구들과 나누면 되고, 속상하고 힘들 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에는 인생의 참고서처럼 가끔 한 번씩 열어봐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힘든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왜 이런 일이 이렇게 자주 생기는 거야!!”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있는 거지?” 하며 많이 힘들어 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글이라는 게 치유의 힘이 있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고난이라고 생각될 때마다 글을 썼고 나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과 대화를 할 때도 있었고, 내가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스스로 분석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에 대해서 묻고 답하면서 어쩌면 그 답을 만들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딸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내 인생의 문제들을 꺼내봤습니다. 물론 내 딸이 풀 인생문제는 나와 다르겠지만, 참고용으로 볼 수 있겠끔 내가 풀었던 인생 문제들을 복기하면서 썼습니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썼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내가 이렇게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구나! 그런데 이 일들도 다 지나갔네.... ’하면서 스스로에게 격려해 주고 싶었습니다. 아직 문제들이 다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적고 나니 또 다른 문제가 와도 이런 방식으로 풀어보면 되겠구나하며 스스로에게도 참고서가 되었습니다. 나의 이런 상처들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했는데, 나와 똑같은 혹은 비슷한 상처를 가진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요즘 많이 힘드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코로나 때문에 힘든 줄 알았습니다. 나만 이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이런 거야! 하며 스스로를 다독거렸습니다. 그런데 끝날 줄 모르는 이런 상황이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춘기도 심하게 겪었기 때문에 이른 갱년기가 찾아왔나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이것 또한 삶의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는 성장통이었습니다. 성장통이라는게 10대 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더라고요. 대나무의 마디마디가 단단해 져야 올라갈 수 있는 것처럼 40대 중후반의 마디를 잘 만들어 나가고 있는 과정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 삶이 힘든 사람들, 이 책의 챕터처럼 힘든 일들이 생겼을 때 한 번씩 꺼내 봐주는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 딸을 위해 썼지만, 이런 경험들이 내 딸 말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의 경험과 독자님들의 경험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큰 삶의 틀은 비슷하겠지요.
그냥 살다보면 살아지는 것처럼 포기하지 말고 살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펀치가 나를 때리더라도, 연속으로 나를 치더라도 또 일어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내 딸에게도 어떤 힘든 일이 있더라도 삶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다시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고,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건 너무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은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을 자신의 목숨보다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2020. 02. 16.
From. 퀸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