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일상⑪〉늘 하던 대로, 태양과 마주하다
폭염주의보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캐디대기실에선 휴대용 선풍기, 얼음조끼, 얼음주머니 같은 여름 장비 이야기로 가득하다.
서로 어떤 게 더 시원했는지, 어디서 샀는지 경험을 나누고
누군가는 직접 주문도 한다.
하지만 나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다.
그런 장비는 따로 챙기지 않았다.
그저 늘 하던 대로, 평소처럼 일한다.
물과 이온음료를 좀 더 자주 마시는 것 외에는
딱히 달라진 게 없다.
햇볕 쏟아지는 그늘 없는 코스 위에서
숨이 턱 막힐 때면 입으로 바람을 내쉬고,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그대로 안은 채
그저 묵묵히 걷는다.
힘들지 않은 날은 없다.
그래도 나는 내색하지 않는다.
묵묵히, 내가 맡은 자리를 지킬 뿐이다.
지금 내가 견디는 이 하루가
언젠가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이어질 거라는 믿음 하나로.
손님과 무더운 라운드를 마치고
“캐디님, 오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그 한마디에 어깨가 풀리고,
나는 웃으며 답한다.
“무사히 마쳐서 다행입니다. 더운 날 조심히 들어가세요.”
나는 골프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오늘도, 이 자리를 지키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폭염도, 무더위도 결국은 지나간다.
그 속에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태양과 마주 선다.
늘 그래왔듯이. 늘 하던 대로.
“이 글은 시리즈 〈캐디일상〉 중 열한 번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