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일상⑫〉오늘도, 무사히 집으로
하루가 끝났다.
카트와 근무용품을 정돈한 뒤
대기실에서 짧은 인사를 나누고
조용히 주차장으로 향한다.
모두가 피곤한 얼굴로 각자의 자리를 떠난다.
어떤 날은 괜찮은 척 웃고,
어떤 날은 말없이 눈빛만 나눈다.
그 안엔 말없이 건네는
“오늘도 수고했어”라는 존중이 담겨 있다.
나는 원래 말이 많지 않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억울하거나 꼭 짚어야 할 순간에만
잠깐, 목소리를 낼 뿐이다.
그래서 하루의 고단함도,
작은 자존심도
대부분 조용히 삼켜낸다.
차 안에 올라 에어컨을 켜고
숨을 돌린다.
조금씩 시원해지는 공기가
하루 종일 들었던 말들보다
더 큰 위로처럼 느껴진다.
집에 도착하면 신발을 벗고,
유니폼과 모든 허물을 세탁기에 넣는다.
그리고 화장실로 향해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에
오늘을 씻어낸다.
그제야 비로소 실감이 든다.
“휴, 살았다.”
다치지 않았고, 실수도 없었다.
조용하지만, 누구보다 성실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내가 어떤 하루를 견뎠는지 알고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
고된 하루의 끝,
스스로를 안아줄 줄 아는 사람.
오늘도, 나는 그렇게
묵묵히 집으로 돌아간다.
“이 글은 시리즈 〈캐디일상〉 중 열두 번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