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일상⑱〉 바람 읽기의 기술
골프에서 바람은 가장 감춰진 변수다.
보이지 않지만, 느껴야만 한다.
티잉 구역에서 느껴지는 바람과
페어웨이 한가운데,
그리고 그린 위의 바람은 모두 다르다.
나는 깃발만 보지 않는다.
그린 뒤 나무 끝,
그리고 잔디를 바람에 날려본다.
심지어 손끝과 목덜미에 스치는 바람까지도 관찰한다.
정면 바람이면 한 클럽 더,
옆바람이면 에이밍을 조금 틀고,
뒷바람이면 볼이 더 멀리 나갈 것을 예상한다.
눈에 보이는 바람뿐 아니라
바람의 미세한 변화를 피부로 느껴야 한다.
그 감각이 있어야
볼이 깃대 가까이 붙을 수 있다.
나는 항상 일어나면
기상청 날씨 앱과 windy 앱으로
기온과 바람 세기를 시간대별로 체크한다.
하루 흐름을 파악하는 습관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명대사처럼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이 말이 내 캐디 인생에서 큰 울림이 되었다.
수많은 경험과 실수를 통해 쌓인 감,
“이 정도 바람이면 이 정도 거리를 봐야 한다”는 직감은
어느새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다음 라운드에 바람이 분다면,
깃대뿐 아니라
내 피부 위를 스치는 바람을
한 번 더 믿어보라.
“이 글은 시리즈 〈캐디일상〉 중 열여덟 번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