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을 요약해 보면 "회의를 잘 운영하는 것은 얻는 효과가 매우 크지만 아무도 본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HR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였습니다. (이전글 보기)
왜 이렇게 느끼게 되었는지 제 경험을 잠시 소개하려 합니다. 때는 이직 한지 5개월 남짓 되었을 시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밀려오는 일에 치이고 있던 저에게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팀의 목표는 뭐지? 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요. 지금까지는 앞에 닥쳤던 일을 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면, 일이 차차 적응되고 나니 방향에 대한 고민이 생겨난 것이죠. 이런 고민을 팀 내부에 공유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한 일에 대한 회고를 해보자고 결론이 났습니다.
제가 주로 하던 회고의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월별로 내가 했던 일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고
2. 그 일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한다.
3. 코멘트를 기억하며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스티커를 붙인다.(1차 투표)
4. 스티커를 왜 붙였는지 코멘트한다.
5. 2차 투표를 통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를 정한다.
6.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만든다.
회고는 제가 이전 회사에서도 진행해본 일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준비하였고, 진행하였습니다.
회고의 시간은 예상보다 길었습니다. 오래 걸린 이유는 정말 해결해야 하는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일까를 계속 찾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딱 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더불어, 서로 이렇게 깊이 대화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의 생각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던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고요. 지난한 시간 끝에 한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조직의 문제를 정의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까지 수립하며 회의가 종료되었습니다.
서로의 엇갈린 생각들이 점점 하나로 모여지고, 모인 하나의 생각으로 해야 할 일까지 만들어 냈을 때의 쾌감은 엄청났습니다. 물론 팀 내부에서도 매우 만족한 회의였고, 장장 10시간 가까운 회의는 지금까지 저희 팀의 근간을 지키는 순간이라고 회자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성공적인 회의란 참여하는 구성원이 회의의 과정과 결과물에 모두 Align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회의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의 생각을 깊이 있게 들어야 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고요.
이 회의를 전체적으로 이끈 저는 이런 경험 때문인지 회고, 회의 운영에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것이 가지는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전사 리더 회고 시간도 준비하게 되는데... 이 이후에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
이번 주도 모두 행복한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