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나 사용기
다시 글을 채워보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제일 먼저 쓰려던 제목이다. 나의 쓰기에는 여러 개의 이유, 목적, 방법이 있는데, 나의 읽기에는 그러한 내용이, 혹은 무엇이 있을까?
일단 글자를 눈으로 따라가는 행위로 읽기를 정의하고, 오늘 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읽기의 범주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자체로서의 읽기는 제외. 읽고 난 후 후속 행동으로 이어지는 읽기는 업무, 쇼핑 광고, 심지어는 키오스크 주문도 해당되나, 이것들이 내가 몰두하고픈 읽기는 아니다. 가장 최근에 한 읽기는 내가 쓴 글이고, 플래너이든 일기든 필연적으로 하루 끝에 내가 쓰는 마지막 글이 되고 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나로 시작하여 나로 맺음 한다는 관점을 받아들이면, 이보다 더 뿌듯할 수는 없겠지. 그래서 울적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것 한 뼘만 얹어 보자. 그래서 필사책을 펼쳤다.
이런 나라서 쓰지 못할 글을 따라 적는 행위에서, 왜인지도 모른 채 그저 숨겨왔던 나의(�) 지적 허영을 깨닫는 동시에, 또 그것이 채워지는 설렘을 느낀다. 물론 이제 고작 13페이지를 넘겼지만 이미 알겠다. 150페이지를 모두 필사하더라도 이 허영은 겨우 3퍼센트 정도 채워질 것임을. 그래도 달라짐 자체로 생활의 킥이 된다. 사실 '필사의 매력에 빠지면 답이 없습니다만' 영상 클릭을 계속 미뤘었는데. 결국은 보아야 할 때인가.
이제 보니 나는 지금 왜 읽는가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생활에서 무념무상 '보기'부터 줄여야 한다. 이제는 글을 마치 영상 대하듯 '보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숨겨왔던 나의(�): 쓰자마자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된다! 음표를 넣지 않을 수가 없다. 참을 수가 없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