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겠다.

쓰는 나 사용기

by 허허로이

하루 종일을 쏟아부었다.

마무리까지 완벽했다고 나 자신이 엄청 대견했다.

그리고 귀가한 지 정확히 1시간 만에

모든 것이 헛일이었고, 전부 다시 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 든 순간.

잠들 수가 없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도 알고.

내일 아홉 시가 되어야만 판단을 받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재검토 재재검토를 해도,

역시 헛일로 보낸 하루였음을 뒤집을 수가 없다.

뭔가 나 자신을 책망하는 벌을 주어야만 했기에

오늘 하루의 삽질(?)을 곱씹고 있다.

혼자 하는 일이면 혼자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겠으나.

그게 가능했으면 이렇게 시뻘건 눈으로 밤을 지킬 일도 없겠지.

그런 나 자신이 더욱 한심한 이유는

오늘의 삽질에 대한 원인을 처음 맞닥뜨렸을 때.

남 탓을 먼저 찾은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됐다.

인간의 부정적 감정, 생리화학적 반응은 90초라던데.

고작 그걸 못 견뎌서 남에게도 생채기를 내고 말았다.


내일 9시가 되기 전에 그에게 먼저 사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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