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자기소개를 한 적이 있다.
그림 카드를 뽑아서 스피치 형식으로 소개를 하는거였는데
레몬 그림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레몬 그림을 잘 보이게 들고 선 나는 말했다.
“레몬...레몬...레몬...”
사람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뭘 하려는걸까 호기심 반, 떨고 있는걸까 걱정 반.
일부러 뜸을 들인 후 나는 말을 이어갔다.
“레몬을 떠올린 여러분, 지금 입에 침이 고이셨을겁니다.
지금 저를 보고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을지라도
8주 간의 인턴 기간이 끝나면 저를 떠올렸을 때 아 이런 사람, 하는 강렬한 이미지가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만났던 동기가 그런 말을 했다.
”나 그 때, 네가 긴장해서 얼어버린 줄 알고 엄청 당황했는데 그 때 그 자기소개는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따지고보면 나에 대해서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지만
멋진 자기소개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