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dwear Part4 : 감정 스타일링의 끝에서
오늘의 플리 : 굿데이 2025 (텔레파시 + 달빛 창가에서)
옷장을 열었다.
색감도, 기장도, 소재도 제각각인 옷들이
각기 다른 기억처럼 걸려 있다.
정리하다 문득,
‘왜 나는 이 옷을 이렇게 자주 입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곧
‘그때의 나는 어떤 감정이었을까’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옷을 유행 따라 입는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내 옷은 감정 따라 입었다.
마음이 무거웠던 날은
검고 회색빛 옷만 손에 잡혔고,
기분이 조금씩 풀리는 날엔
소매 끝에 색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유는 몰랐지만
손이 가는 옷에는 항상 감정이 묻어 있었다.
그건 결국, 내가 나를 감싸는 방식이었다.
[아무 말도 하기 싫던 날]
톤다운된 그레이 티셔츠
깊은 네이비 팬츠 / 그레이 와이드 팬츠
이는 무채색의 조용함 속에서 스스로를 감췄다
낯선 감정과 타협할 틈 없이
말 대신 두껍고 어두운 옷을 꺼냈던 날
[이유 없이 설렘이 밀려오던 날]
밝은 연노랑 슬리브리스 / 셔츠
살짝 부푼 벌룬 스커트
특별한 일이 없었지만
왠지 바람이 다르게 느껴졌던 날.
가볍게 흔들리는 옷자락처럼
마음도 그날은 조금 들떠 있었다.
[마음이 고요하게 맑던 날]
화이트 린넨 블라우스 / 크림톤 블라우스
화이트 쇼츠
엑세서리는 없이, 헤어도 손질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로 충분했던 하루
감정도 옷도 흘러가듯 가볍고 투명했다.
옷장은 나를 가르쳐주는 일기장 같다.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나는 옷으로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 시리즈를 시작한 것도 그런 마음에서였다.
“내 기분을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지금은 말할 수 있다.
감정은 옷을 고른다.
그리고 그 옷은, 결국 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FOR READER
혹시 당신에게도 자꾸 손이 가는 옷이 있나요?
아무 이유 없이 꺼내 입게 되는 옷,
그건 아마 당신의 어떤 감정이 오래 머물러 있는 조각일지도 몰라요.
다음편이 마지막 화예요.
이제 감정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지금의 내가 선택한 옷,
지금의 무드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스타일을 보여줄 거예요.
이건 더 이상 감정을 따르는 옷이 아니라,
감정을 품은 나를 드러내는 옷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