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날의 마음

by 꿈꾸는 momo

방학이 끝나간다.


“엄마~ 우리는 해외여행 언제 가요? “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약체인 엄마의 상황을 아는 아이들은 길게 조르는 법이 없다. 당일치기나 1박 2일로 다녀온 짧은 여행으로도 금세 방학이 지나버렸다. 그게 아쉬워 오늘은 둥이들과 셋이서 영화를 보러 갔다.


스릴 넘치는 추격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던 주토피아의 속도만큼 둘의 입으로 팝콘이 들어갔다. 세상에! 이렇게 잘 먹는 아이들이었어? 영화가 끝나고 깔끔하게 비어있는 L사이즈 팝콘상자와 콜라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난방이 약해 추웠던 영화관에서 콜라 속 얼음까지 다 비우다니;;;) 엄마가... 잘 안 사줬지, 이런 걸.


언젠가 먹었던 작은 골목길 돈가스 맛집이 생각나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주차할 데가 없어 몇 바퀴를 돌고 골목길에서 차를 긁을 뻔해 바짝 예민해졌다. 한껏 들떠있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나의 투덜거림에 눌리는가 싶더니 가게에 들어선 아이들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너무 좋은가보다. 식전 수프로 나온 단호박수프를 아껴가며 홀짝 거리는 아이들의 눈은 계속 반달이다. 그 많던 팝콘이 꺼지기도 전일 텐데 배고프다 성화인 아이들 눈에 식사가 나왔다. 추억의 함박스테이크와 파스타. 늘 돈가스만 먹던 아이들에게 함박스테이크 어떨까 싶었는데 게눈 감추듯 먹었다. 내가 먹으려 시킨 파스타까지 야금야금 해치우는 둥이들을 보며 사장님은 기특해서 말을 붙였다.


“우리 가게 음식은 단짠이 아니라서, 아이들이랑 젊은이들이 남길 때가 많은데 너무 잘 먹어서 고마워요.”


노부부가 운영하는 골목식당의 인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착즙주스를 내 오신다. 아이들에겐 귤주스, 나에겐 토마토 주스. 건강하고도 맛있는 맛이었다. 배가 부를 텐데 아이들은 그것도 홀짝 다 비워냈다.


"혹시 아이들, 아보카도 먹을 줄 알아요?"

계산 후 사장님은 기어이 식재료로 담아놓으신 아보카도까지 봉지에 담아주셨다. 그것도 다섯 개나! 손자 같은 아이들이 그렇게도 이뻤나 보다.


아이들은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를 마음으로 누린 듯했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너무 불러 아픈 것 같다는 시늉을 하며 웃음폭탄을 터뜨린다.

“엄마, 너무 맛있는데 가게가 너무 작아서 내가 기부를 좀 해주고 싶어요. 얼마나 맛있는지 알려서 큰 가게를 열면 좋겠어요!”한다.


배부른 그 마음이 오늘 하루 든든하게 한다. 가진 것도 없는 조무래기들의 배부른 인심이 진심으로 전해지길 바라서 가게리뷰를 남겼다. 답글이 달렸다.


'고객님 순간 울컥했어요. 우리 아드님의 맘이 너무 이뻐서. 맘을 잘 받을게요. 우리 아드님한테 감사하다고 꼭꼭 전해주세요~!'


배부른 행복은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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