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이지요
시간이 다르긴 하다. 10년 전의 새해와 지금의 새해는 또. 태양계의 한 복판에 있는 태양도 혹 변하고 있는 건 아닐까. 태양의 빛과 열에 의해 계절과 밤낮을 사는 나는 내일에 뜰 해가 모처럼 부담스럽다. 그것은 그저 살아오던 인생에 '마흔'이라는, 좀 묵직하게 보이는 단어가 붙어서일까. 마흔, 긍정과 부정의 예각이 무뎌지고 사람을 믿지 않으면서도 믿어주는 나이쯤일까. 중학교 교과서에서 보던 '불혹(不惑)'이란, 아주 머나먼 나이가 내 곁에 왔음이 참 낯설다. 왠지 좀 더 어른이 된 척 점잖을 빼고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눈치껏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을 대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다 뭔가. 내 길을 걷다가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벽에 부딪혀 비틀거릴, 세상은 여전히 어려울 게다. 사람은 여전히 어려울 게다. 그중에서도 어떤 표현으로도 정의될 수 없는 '나'란 존재가 스스로도 어려울 게다. 여전히 천둥벌거숭이 같은 나 말이다.
따뜻한 말과 위로로 한 해를 정리하며 촛불을 밝히던 20대를 지나, 자신 있게 눈을 반짝이던 30대를 지나, 40대는 어떤 모습으로 시작해야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단지 확실한 것은, 뭔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확신들이 모호해진다는 것. 그렇게 두루두루 둥글둥글 살아질 때가 오겠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해가 바뀔 오늘, 특별한 날인 양 일찍 잠이 든 세 아들 옆에서 뒤척이다 특별한 날인 양 불을 밝힌다. 어찌 해도 내일 뜰, 새 해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