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캤다
비를 몰고 올 바람에 나뭇잎들이 부딪히며 운다. 뻐꾸기도 운다. 가뭄에 허기진 땅은 파삭파삭 부서져 흙먼지를 일으킨다.
감자와 마늘을 캤다. 여러 밤 잠을 설쳤던 터라 맨발로 걸으면 숙면을 취한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맨발로 밭을 돌아다녔다. 생각보다 발에 닿는 흙의 감촉이 기분 좋았다.
바짝 마른땅에서도 뿌리를 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던 알맹이들이 내 손에 기어이 뽑혀 나왔다. 호미질이 서툴러 어떤 것은 온몸에 상처를 입고 말이다. 가물어서 그런지 알맹이들이 모두 잘다. 그래도 수확의 기쁨은 크다. 아이들은 서로의 바구니에 담긴 감자의 양을 비교해가며 감자 뿌리에 달린 알감자들에 환호한다.
발갛게 익은 보리수 열매를 따느라 큰 아이는 모기에 다섯 방이나 물렸다. 키가 작은 오이는 둥이들 양손에 하나씩 들렸다. 6월의 여름이 시작되었다. 오늘밤은 잠이 잘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