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다.
2박 3일의 가족 여행 숙박지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는 건 덤이다. 아이가 열이 나서 결국 하룻밤만 자고 돌아와서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불면증이 도졌다. 며칠 밤 제대로 잠을 못 자도 괜찮은 건 그래도 방학이기 때문인데, 그 방학이 끝나간다.
아이들과 마을 도서관에서 몇 시간 죽치고 앉아 책 읽기, 박물관과 미술관 구경하기, 문구점에서 귀여운 것들 쇼핑하기, 영화 보기, 냇가에서 물고기 잡기로 절반의 방학을 보내고 나니 아이들이 돌아가며 아프다.
나를 위해 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아쉽지만, 마음의 거리를 두고 일상을 산 것만으로 조금 위안이 된다. 힘들었던 1학기를 끝내며 2학기를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제 딱 이틀, 나를 위한 시간을 내보려 브런치를 열었다. 이건 뭐지? 크리에이터라고 적혀있다. 브런치 안내글에 보니 여러 의견이 팽팽하다. 아직은 글을 쓰며 뭔가 특별한 기회를 얻어본 적은 없지만 왠지 기분은 좋다. 아, 얼마 전에 쓴 도롱이 이야기를 라디오 사연에 올렸는데 당첨이 되었다.
내 그릇은 이만한가 보다. 공모전에 접수해 보는 글마다 다 떨어지고 얼마 전, 출판사에 그림책 원고를 한번 투고해 보았는데 이것도 탈락! 그런 내게 주어지는 소소한 기쁨이라 생각하며 그냥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