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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momo Oct 06. 2024

흑백요리사, 초딩을 자극하다

요즘 대세라는 흑백요리사를 보게 되었다. 덩달아 보게 된 첫째. 요리에 푹 빠졌다. 황금연휴 동안 부엌을 독차지했다. 위험한 요소가 있긴 해도 조금씩 다뤄보는 게 공부라 생각해서 나는 곁에만 있었다. 물론 부엌이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 내 손이 안 갈 수가 없었지만. 하루종일 세끼 요리를 다 할 만큼 열정을 바치니, 갑자기 내가 할 일이 없어진 듯하다.

토마토리소토- 한 시간 이상 불 앞에 서서 쌀을 익히고, 젓고, 졸이는 아이. 맛을 보건대 양파의 아삭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토마토케첩 맛에 치즈맛이 얹힌, 내겐 약간 싱겁고 밍밍한 맛이긴 했지만 동생들은 모두 한 그릇씩 싹 비울 만큼 인기가 있었다.

동파육 -어디서 보고 따라한 건지 모르겠지만, 집에 있던 통 삼겹살을 두껍게 굽기 시작하는 아이. 간장소스를 만들었다며 묻혀 다시 구웠냈다. 간장만 바른 듯한 삼겹살 맛. 속이 다 안 익어서 두 번이나 다시 익혀야 했다. 소화가 안 될 거 같아 나는 입에 대지도 않았지만, 남자들은 다 먹어치웠다. 먹을만했던 모양이다.

 고구마바쓰- 바쓰라는 용어도 처음 알았고, 먹어본 적도 없었다. 흑백요리사에 나오는 정지선 셰프의 바쓰 요리가 무척 인상 깊었던 듯하다. 고구마로 맛탕이 아닌, 바쓰를 만든다는 아이. 비주얼은 구운 고구마에 설탕을 뿌린 것이었는데, 아마도 제대로 된 결과물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맛은 있었다. ^^*


닭 오븐구이- 손질부터 요리의 완성과 정리까지 완벽하게 혼자 해낸 요리. 담백한 닭구이였다. 좀 싱거워서 머스터드 소스에 찍어먹었다. 모두의 찬사를 받은 요리.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미니 햄버거를 만들어 할머니, 할아버지께 갖다 드린 아들. 두 분의 찬사에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갑자기 중화요리사가 꿈이 된 아들의 미래가 어찌 됐든, 무언가를 사랑하고 열중하는 아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덕분에 며칠 엄마가 좀 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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