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분양받은 제라늄.
처음 올 때부터 제일 초라하고 볼품없던 녀석은 겨울을 두 번 지날 때까지
늘 그대로였다.
다른 녀석들은 꽃을 피워내고 자라다가 결국은 죽어버렸는데
녀석은 죽지도 않고 그대로였다.
혼자 남았다고, 죽지도 않았는데 버릴 수야 있나.
자리나 옮겨보자 싶어 큰 화분에 옮겨두었다.
그게 석 달 전이었다.
봄이 오면 다 정리해야지. 그 녀석에게 시한부 인생을 주며.
날이 따뜻해지자마자 무섭게 자라는 녀석에게 놀란다.
그동안 감추었던 모든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것처럼
매일 새 잎을 달고 자라니 무서울 정도다.
생명이 이토록 놀랍고 눈부시다.
아무것도 남아있는 게 없을 것 같던 꽃대 하나에서
이렇게도 무성히 뿜어낼 수 있는가.
살아있음이란, 이렇게 경이롭고, 난데없고, 모르는 일이다.